남자의 차라면 – 2인승 쿠페 & 컨버터블

[ 메르세데스-벤츠 공식 딜러 한성자동차 웹진 with Hansung 2011년 4월호에 실린 글의 원본입니다. ]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더 좁아지는 ‘나만을 위한 공간.’ 2인승 쿠페, 혹은 컨버터블은 이 시대의 남자들에게 가장 현실적인 자신만의 공간이 되어준다. 동승자가 누구이든, 나만의 공간이 주는 뿌듯함을 공유할 때 남자의 자신감은 더욱 커지게 된다

여성이라고 크게 다르지는 않겠지만, 남자로서 나이를 먹어가면서 느끼게 되는 것 중의 하나로 ‘나만을 위한 공간’을 갖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것을 꼽을 수 있다. 결혼과 함께 독립해 생활을 한다 하더라도, 함께 사는 사람과 내외하며 살지 않는 한 집 안에서 서로의 생활영역은 꼭 겹치는 부분이 생기기 마련이다. 아이라도 생기고 나면 같은 공간을 더 많은 사람이 나누어 써야만 한다. 아이가 커 갈수록, 얼마 남지 않았던 자신을 위한 공간은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아이의 공간으로 바뀌어간다. 그렇다고 일터를 마음 편히 쉬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은 더더욱 쉽지 않은 일이다. 예외인 경우도 있지만 지극히 드문, 아주 복 받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설령 그런 행운을 누리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1인 기업을 운영하지 않는 한, 함께 일하는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 순전히 자신만을 위해 마련된 공간을 경험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소수에 불과하다.

그래서 평범한 생활을 이어가는 사람들, 특히 남자들에게 있어 자동차가 갖는 의미는 집만큼이나 크다. 자동차가 갖는 가장 큰 매력은 집이나 직장처럼 고정된 공간보다 훨씬 자유롭다는 것이다. 시간만 허락한다면, 그리고 충분한 연료만 뒷받침된다면 내키는 어디로든 달릴 수 있다. 차 안에 다른 사람을 태우지 않는 한, 마음에 드는 음악을 얼마든지 크게 틀어놓아도 좋다. 누군가로부터 간섭을 받을 일도 없다. 설령 내가 달리는 길이 답답한 직장을 향해 뻗어 있는 꽉 막힌 출근길이라 할지라도, 최소한 자신이 몸담고 있는 그 공간만큼은 온전히 자신의 것이다. 여성에 비해 바깥 활동이 많은 남성들에게 이런 공간은 삶의 작은 즐거움이 될 수 있다. 집을 여자를 위한 공간, 자동차를 남자를 위한 공간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충분히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모든 권력은 운전자의 손에 쥐어진다

2인승 쿠페, 혹은 컨버터블은 ‘나만을 위한 공간’이라는 개념에 가장 잘 들어맞는 차라고 할 수 있다. 분명히 차에는 좌석이 두 개 마련되어 있는데 어째서 ‘나만을 위한 공간’이 될 수 있느냐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차에서 운전석이 아닌 나머지 한 개의 좌석은 수동적인 개념을 담고 있다. 그 자리에 누가 앉을 지는 앉는 당사자가 아니라 운전자의 선택, 혹은 결정에 전적으로 달려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뒷좌석이 편하고 넓을수록 운전자의 역할과 권위가 작아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일단 뒷좌석이 배제된 2인승 승용차는 운전자가 신경 쓰고 배려해야 할 여지의 절반 이상이 사라진다. 자리는 두 개이지만, 차 안의 권력은 온전히 운전자의 손에 쥐어진다.

이런 관점에서 동승자의 자격도 자연스럽게 정해진다. 지금 타는 차가 어떤 성격의 차라는 것, 그리고 운전자의 취향과 달리는 목적에 반론을 제기하기보다 공감대를 갖고 있거나 만들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잘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래서 2인승 쿠페나 컨버터블 동승자의 부류는 손꼽을 정도로 적은 부류의 사람들로 제한된다. 운전자의 배우자이거나 애인, 혹은 자녀, 아니면 나이와 관계없이 비슷한 취향을 가진 절친한 친구가 거의 전부라 해도 좋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오래지 않아 이래저래 불편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2인승 차의 본질은 몰입

끈끈한 공감대로 엮인 두 사람이 함께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음은 분명하지만, 그래도 모든 2인승 차의 기본 전제는 차 안에 운전자 혼자만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본질적으로 2인승 차가 주는 자유로움은 운전자 한 사람을 위한 것이다. 세상의 때로는 복잡하고, 때로는 단순한 모든 것들을 모두 제쳐놓고 운전자로 하여금 운전 그 자체, 혹은 달리는 감각에 몰입하게 만드는 것이 2인승 차의 존재 이유다.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의 흐름, 귀 밑 머리를 간질이는 바람의 손길, 지금의 기분을 가장 짜릿하게 표현하는 음악의 울림……. 그 모든 것들에 몰입하는 순간, 이 차는 진정한 ‘나만을 위한 공간’이 된다.

그래서 2인승 차 동승자의 올바른 자세는 운전자의 몰입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다. 동승자가 느끼는 것은 사실 자신의 것이 아니다. 운전자의 감각과 경험의 일부를 나누는 것뿐이다. 달리 말을 하지 않더라도 운전자 역시 동승자가 그렇길 바랄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두 사람의 사이가 더 가까워질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운전자와 나란히 앉아 같은 곳을 바라보며 달리는 경험을 가장 뿌듯하게 만드는 방법은 운전자를 믿고 분위기를 함께 즐기는 것이다. 운전자가 자신만을 위한 공간 속에서 느끼는 즐거움은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더 끈끈한 관계로 이어질 수 있다. 동승자의 그런 모습에 운전자는 더욱 뿌듯한 자신감을 느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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