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타이어 Tire Familly 2011년 5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

자동차라면 모두 타이어를 끼워야 달릴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라고 해서 모두 똑같은 것이 아니듯, 검은색 고무로 만들어진 타이어라 하더라도 그 종류는 셀 수 없이 많다. 특히 자동차는 쓰임새에 따라 형태와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타이어 역시 이런 자동차의 특성을 반영해 구조나 설계에 있어 큰 차이가 있다. 따라서 자동차의 가장 보편적인 분류인 일반 승용차, SUV, 트럭 및 버스에 따라 타이어는 어떤 특성의 차이를 갖는 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020910cont

승용차용 타이어는 특성 면에서 상당히 다양한 종류의 것들이 나와 있는데, 이는 차종의 성격과 소비자의 취향이 그만큼 다양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예를 들어 차종만 하더라도 조용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을 필요로 하는 대형 세단이 있는가 하면 내구성과 경제성이 중요한 소형 해치백도 있고, 뛰어난 접지력과 핸들링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스포츠카도 있다. 또한 짐을 많이 실으면서도 세단에 가까운 주행특성을 갖는 미니밴이나 왜건도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특정한 장르를 구분하기 어려운 크로스오버 개념의 차들도 나오고 있다.

이런 다양한 종류와 성능의 차에 대응하려면 그만큼 타이어의 성격도 다양해지기 마련이다. 가장 보편적인 자동차의 형태인 세단만 보더라도 스포티한 고성능 모델에는 접지력과 핸들링 특성이 뛰어난 UHP 타이어가 적합하다. UHP 타이어는 일반적인 타이어에 비해 점성이 강한 소재를 써 접지력을 향상시키고, 구름 방향의 그루브를 뚜렷하게 배치해 직진 주행 안정성을 높인다. 아울러 코너링 때에도 접지면적의 변화가 적도록 가능한 한 트레드 패턴을 단순하게 만들고 큰 블록을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편 승차감을 중시하는 타이어는 벨트 부분에 충격과 소음을 잘 흡수할 수 있는 소재를 쓰는 한편 트레드 구성도 노면 마찰음을 상쇄시킬 수 있도록 굵고 가는 그루브와 사이프를 적절히 혼합한다. 연비 향상을 위해 구름저항이 적은 소재와 트레드 패턴을 사용하는 타이어나 트레드 표면이 손상되더라도 일정한 거리는 특정 속도까지 안전하게 달릴 수 있는 런 플랫 타이어(RFT)도 점차 쓰이는 폭이 넓어지고 있다. 이런 차이에도 승용차용 타이어는 대부분 공통적으로 승차감과 연비, 주행안정성을 고루 고려해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다.

The 2011 Explorer on the all-media drive in San Diego, Californi

SUV용 타이어는 기본적으로 승용차에 비해 무거운 SUV의 특성을 고려해, 차체의 무게를 잘 지탱하고 효과적으로 분산시킬 수 있도록 만들어진다. 10여 년 전만 해도 SUV용 타이어는 오프로드 주행을 염두에 두고 험로 주행 때의 접지력 향상을 위한 제품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승용차와 쓰임새가 비슷해지면서 일반적인 승용차용 타이어와의 차이가 점차 좁혀지고 있다. 그럼에도 험로 주행이 불가피한 차들이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SUV용 타이어들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그리고 험로 주행에 초점을 맞춘 타이어는 트레드 패턴이 다양한 노면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홈이 굵고 트레드 블록이 비교적 뚜렷하게 분리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트레드 특성은 접지면적당 압력을 높이고 거친 노면에 블록이 비교적 자유롭게 변형되기 때문에 험한 조건에서 탈출하기 쉽게 해 준다. 그리고 깊은 트레드는 배수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물을 지날 때에도 비교적 높은 접지력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트레드와 사이드월을 연결하는 숄더 부분도 일반적인 승용차용 타이어에 비해 사이드월 쪽으로 더 깊게 파고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특성 역시 고르지 못한 노면에서 최대한 접지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에는 오프로드 타이어라 하더라도 일반 도로 주행을 염두에 두고 포장도로에서의 고속주행 특성이나 저소음 특성을 보강하는 것이 추세다.

230910vt_image006

트럭 및 버스용 타이어는 언뜻 보아도 두툼하고 투박해 보이는 것이 승용차용 타이어와는 확실히 구분된다. 이는 승용차에 비해 차체가 무거운 것은 물론 짐을 싣거나 싣지 않았을 때, 혹은 사람을 태우거나 태우지 않았을 때 차이가 큰 무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런 이유에서 트럭 및 버스용 타이어는 승용차용 타이어에 비해 무게를 잘 지탱하고 튼튼한 구조로 만들어진다. 특히 트럭이나 버스는 사업용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경제성이 매우 중요하다. 즉 타이어의 수명이 길고 연료소비 절감에 도움이 될수록 좋다. 승용차용 타이어와 달리 재생 타이어가 널리 쓰이는 이유도 경제성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트럭 및 버스용 타이어가 재생이 가능한 것은 승용차용과 다른 구조 때문이기도 하다. 승용차용 타이어와 가장 큰 차이점은 트레드를 받쳐주는 벨트와 타이어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무게를 지탱하는 카커스 부분이 보강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승용차에 비해 트럭 및 버스용 타이어는 트레드와 벨트 사이의 고무 두께가 상당히 두껍다. 이는 무게 분산 효과를 높이고 수명을 길게 하기 위한 것인데, 트레드가 많이 마모되더라도 구조적으로 워낙 튼튼하기 때문에 대부분 벨트와 카커스는 처음 생산되었을 때와 비슷한 상태를 유지한다. 따라서 트레드 부분만 적절하게 덧씌우면 새 타이어처럼 쓸 수 있다.

041290600_1246533897

아울러 트럭 및 버스용 타이어는 대부분 조향축 용과 구동축 용이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조향축 용보다 무게가 많이 실리는 구동축 용이 더 튼튼하게 만들어진다. 대형 트럭이나 버스의 구동축에는 대부분 한 쪽에 두 개의 타이어를 나란히 끼우는데, 이는 구동축에 걸리는 무게를 효과적으로 분산시켜 타이어와 도로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또한 규격과 특성이 거의 비슷하면서도 트럭용 타이어에 비해 버스용 타이어는 승차감이 편안한 쪽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