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컴패스 2.4 리미티드

[ 오토카 한국판 2011년 5월호에 실린 글의 원본입니다. ]

짚 컴패스는 국내에는 들어오지 않는 패트리엇과 함께 짚 라인업의 막내에 해당되는 모델이다. 정통 짚 이미지를 부드럽게 다듬은 얼굴로 도시형 이미지를 추구했지만 디자인 면에서 그리 좋은 평을 듣지는 못했다. 2011년형으로 넘어오며 이루어진 페이스리프트는 그런 평을 짚이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크로스오버 개념을 담은 소형 SUV 시장은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에, 컴패스의 이런 변화는 시기적으로 절실(적절이 아니다)했다.

신형 그랜드 체로키의 이미지가 좋아진 덕분에, 닮은꼴로 바뀐 컴패스의 앞모습은 호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둔해보였던 앞모습은 이제 넓고 날렵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취향에 따라 평가는 달라지겠지만, 너무 고전적인 요소를 장식적으로 활용해 장난스러웠던 페이스리프트 이전의 컴패스에 비하면 디자인의 초점이 도시 이미지로 한층 뚜렷해진 느낌이다. 앞으로 나올 대다수 짚의 도시형 모델에 비슷한 주제의 디자인이 쓰이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거의 새 모델 수준으로 탈바꿈한 앞모습에 비하면 차체 옆과 뒤는 부분적으로 손질한 수준에 그친다. 짚의 다른 모델들과 차별화하려는 시도가 배어있는 옆모습은 솔직히 예나 지금이나 그리 매력적이라고 하기는 힘들다. 반면 뒷모습은 앞모습과 균형을 맞춘 범퍼의 변화가 눈길을 끈다. 테일램프도 디자인이 약간 바뀌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데뷔 당시부터 취약한 부분이었던 실내는 연식이 바뀔 때마다 기본 구성은 그대로 둔 채 품질감을 개선해 왔는데, 2011년형은 큰 변화가 이루어진 2009년형 모델의 것을 바탕으로 세부적으로 손질했다. 스티어링 휠은 그랜드 체로키와 랭글러 등 짚 라인업 2011년형 모델에 공통적으로 쓰이는 3스포크로 바뀌었다. 공기조절장치가 반자동으로, 도어 트림과 센터 콘솔 위쪽의 소재가 부드러운 것으로, 그리고 앞좌석 헤드레스트 디자인이 바뀐 것을 빼면 전체적인 분위기는 이전 모델과 같다. 수납공간은 많은데 막상 쓸 만 한 것은 그리 많지 않은 것도 마찬가지다. 다만 값 대비 편의장비는 여전히 풍부한 편이고, 하드디스크 저장공간을 비롯한 다양한 기능에 음성인식 기능까지 더해진 멀티미디어 오디오는 쓰임새가 좋다. 

차 자체가 큰 편은 아니기 때문에, 가격대가 비슷한 다른 수입 SUV들에 비해 실내 공간의 여유는 적다. 물론 앞뒤좌석 모두 크게 불편하다고 느낄 수준은 아니다. 다만 뒷좌석은 센터 터널 위로 컵 홀더가 당당히 돌출되어 있어 가운데에 사람이 앉는 것은 무리다. 짐 공간은 크기와 꾸밈새 모두 평범하다. 

파워트레인과 AWD는 거의 변화가 없다. 2.4L 172마력 휘발유 엔진은 1.5톤이 조금 넘는 차체를 밀어붙이기에 적당한 힘을 낸다. 오토스틱 수동 기능이 더해진 CVT는 수동 모드에서 변속속도가 제법 빠르지만, 그렇다고 스포티한 느낌을 줄 정도의 가속을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다. 페이스리프트 이전과 비교하면 시속 100km 이하에서 실내로 들어오는 엔진 소음은 제법 줄어들었지만, 그 이상의 영역에서는 보스턴 어쿠스틱스 스피커를 잘 활용해야 소음이 거슬리지 않는다.

차체가 높고 서스펜션 움직임이 큰 편이라 코너링 때 차체가 잘 기우는 편이다. 스티어링 반응도 조금은 무딘 편이어서, 포장도로에서 민첩한 몸돌림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래도 AWD 시스템이 제법 빠르게 반응하는 편이고 서스펜션도 출렁이지 않고 탄탄하게 받쳐주기 때문에 주행감각 자체가 불안하지는 않다. 스티어링 휠과 페달 류가 묵직한 것도 불안감을 덜어준다. 노면이 거친 포장도로나 비포장도로를 달리기에는 좋은 세팅이다. 정부공인연비는 10.0km/L로 이전과 같고, 도심과 자동차 전용도로, 국도가 고루 섞인 132.9km 구간을 달리며 얻은 실제 주행연비는 9.3km/L로 나왔다. 

스타일을, 그것도 앞모습만 크게 바꾼 것으로도 컴패스의 성격은 확 달라진 느낌이다. 다만 물리적 한계까지 극복하지는 못한 것이 사실이다. 물론 짚 특유의 여러 재미있는 기능과 능력은 그대로이지만, 도시형 SUV 이미지가 강조됨으로써 오히려 전에는 굳이 비교하지 않아도 되었던 차들을 경쟁차로 만든 꼴이 되었다. 가격 경쟁력과 짚의 브랜드 파워가 치열한 경쟁의 불구덩이 속에서 컴패스를 살려낼 수 있을 지 지켜봐야겠다.

평점: 6.0/10 – 그랜드 체로키의 얼굴로 도시형 SUV 이미지를 키운 막내둥이 짚. 분위기 전환은 성공적이지만 경쟁력 강화로 직결되지는 않았다

  • 장점: 여전히 듬직한 AWD, 그랜드 체로키 이미지의 세련된 앞모습, 값에 비해 풍부한 장비
  • 단점: 근본적 개선이 필요한 실내, 도시형으로는 무겁게 느껴지는 운전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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