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옹 한국판 2014년 9월호에 실린 글의 원본입니다. ]

미니라는 브랜드를 떠받치는 여러 모델 가운데 가장 활동적이고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차가 미니 컨트리맨입니다. 4개의 도어와 충분한 뒷좌석 공간, 그리고 올포 4륜구동 시스템을 갖추고 미니의 활동범위를 더욱 넓힌 주역이기도 하죠. 작지만 의미 있는 여러 변화를 통해 미니 컨트리맨은 고유의 재미는 그대로 느낄 수 있으면서 더 알찬 차가 되었습니다.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은 거리 풍경이 다른 유럽 도시와는 확실히 다릅니다. 유서 깊은 구시가지도, 간결함이 돋보이는 현대적 건축물이 시선을 끄는 신시가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동차가 많지 않을뿐더러 신시가지에 가까울수록 도로 위에서 자전거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더 커집니다. 관광객으로 가득한 중심가에서도 공기가 탁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코펜하겐이 요즘 친환경 저탄소 도시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죠. 미니가 새롭게 단장한 미니 컨트리맨 그리고 형제차 페이스맨을 선보이는 장소로 이 쾌적한 도시를 선택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첫선을 보인 4년 전만 해도 미니 컨트리맨을 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다양했습니다. 한편으로는 ‘4개의 도어를 갖춘 크고 무거운 미니가 과연 미니라는 브랜드에 합당한 차인가’하는 의구심으로 보는 시선이 있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더 다양한 장소에서 더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미니를 반가워하는 시선도 있었죠. 그리고 지난 4년 동안 미니 컨트리맨은 후자의 시선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더 많았음을 자연스럽게 입증했습니다. 미니 최초의 4도어 모델이면서 4륜구동 시스템인 올포(ALL4)를 받아들인 첫 미니는 2년 뒤에 합세한 페이스맨과 더불어 미니 브랜드 전체 판매의 1/3을 차지하는 인기 모델이 되었으니까요. 

컨트리맨이 단순히 크로스오버 개념만 강조한 차였다면 그처럼 성공을 거두긴 어려웠을 겁니다. 보고 쓰고 운전하기 즐겁고 넘치는 에너지가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는 미니 고유의 매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었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성공 공식에 변화를 줄 때에는 무척 신중해야 합니다. 잘 갖춰진 틀이 흐트러지면 오히려 역효과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미니는 컨트리맨에 크고 굵은 변화를 택하는 대신 대신 작고 섬세한 변화를 다양하게 반영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그릴 패턴이 달라진 라디에이터 그릴, 쿠퍼 S 모델이라는 것을 드러내는 라디에이터 그릴 속 S자 엠블럼과 크롬 바, LED 램프로 바뀐 주간 주행등과 LED 램프를 선택할 수 있는 안개등, 좀 더 아웃도어 스타일에 어울리도록 바뀐 언더가드처럼 숨은 그림 찾듯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알아차릴 수 있는 겉모습의 변화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전까지 좋은 평가를 받았던 부분들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그동안 이루어진 기술 발전의 혜택을 담아 장점을 더 좋은 쪽으로 키운 것에서 의미를 찾아야죠.

뛰어난 기술일수록 기술 자체는 드러나지 않으면서 사람에게 주는 혜택은 큽니다. 새 미니 컨트리맨에 이루어진 변화가 그렇습니다. 모든 모델에 쓰인 엔진이 유로6 배기가스 기준에 맞춰 새롭게 조율된 것, 그리고 차체 아래에 평평한 패널을 덧붙인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유로6 배기가스 기준은 자동차 배기가스 속 유해 성분의 양을 이전의 유로5보다 적게 내놓도록 의무화한 것입니다. 즉 유로6 기준을 충족하는 차는 그만큼 환경에 악영향을 적게 미친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미니는 미니멀리즘(MINIMALISM)이라는 이름의 종합적 효율향상 기술을 업그레이드해 배기가스를 좀 더 깨끗하게 만들면서 엔진의 효율과 성능도 조금씩 업그레이드 했습니다. 차체 아래를 평평하게 만든 것은 공기저항을 줄임으로써 엔진의 효율 향상에 힘을 보태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그밖에도 휠의 무게를 줄이고 에너지 낭비가 적은 타이어를 사용하는 등 폭넓은 조율을 통해 연료소비도 더 줄어들었습니다. 이쯤되면 친환경 도시인 코펜하겐에서 새 미니 컨트리맨을 선보인 이유를 뚜렷하게 알 수 있습니다.

달라진 컨트리맨을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미니가 제안한 드라이브 코스는 외레순 해협을 넘어 스웨덴 남부로 이어집니다. 서쪽 해안 도시인 말뫼에서 동쪽 해안에 있는 위스타드와 내륙의 셰보 부근을 왕복하는 동안 컨트리맨의 매력이 빛을 발합니다. 완만한 구릉지대를 가득 채운 유채, 보리, 호밀의 물결 속으로 난 좁고 구불구불한 길은 컨트리맨의 장기를 확인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입니다. 한참을 달려야 마주 오는 차를 만날 수 있는 한적한 길을 컨트리맨은 다가오는 코너를 하나씩 집어삼키듯 민첩하고 거침없이 달려 나갑니다. 스티어링 휠이 돌아가는 만큼 시선이 닿는 곳을 향해 머리를 돌리는 민첩함, 노면의 변화는 정확히 읽으면서도 부담스러울 정도로 딱딱하지 않은 승차감 덕분에 운전은 시종일관 재미가 흘러 넘칩니다.

어느 곳을 보아도 동그라미를 발견할 수 있는 실내도 여전히 재미있습니다. 큰 틀은 이전과 같으면서 작은 손질로 좀 더 진지한 분위기와 편리함을 더한 것이 새 컨트리맨 실내의 특징입니다. 속도계와 엔진 회전계 등 주요 계기의 배경이 회색으로 바뀌어 스포티한 느낌을 주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멀티미디어 연결기능이 보강되었습니다. 시승하는 내내 대시보드 스크린에 표시된 스웨덴 지도는 앞좌석 사이 콘솔에 넣어둔 스마트폰으로부터 데이터를 받은 것이었습니다. 구석구석 좀 더 세련된 소재를 사용한 것과 방음 처리를 보강해 실내로 들어오는 소음에서 거친 느낌이 조금 줄어든 것도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 

컨트리맨의 운전 재미는 올포 4륜구동 시스템이 뒷받침하는 덕분에 더 뚜렷해집니다. 평소 앞바퀴에만 전달되는 구동력은 어느 정도 이상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뒷바퀴로 매끄럽게 구동력을 전달합니다. 직진할 때에는 차의 움직임을 차분하게 만들고, 커브에서는 차체 뒤쪽의 움직임을 바로잡습니다. 덕분에 안심하고 운전에 집중할 수 있죠. 앞바퀴 굴림 모델도 충분히 다루기 좋지만, 컨트리맨에 올포가 더해지면 재미의 수준은 더 높아집니다.

오르막과 내리막, 급하고 완만한 커브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길을 달리는 내내 유튜브 동영상으로 종종 접하는 세계랠리선수권(WRC) 현장을 달리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이미 잘 알려져 있듯, 미니 컨트리맨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WRC에 출전했고 세계에서 가장 가혹한 자동차 경주로 손꼽히는 다카르 랠리에서도 2012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랠리카 드라이버가 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경주차로 써도 손색없을 정도의 스포티한 몸놀림이야말로 컨트리맨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입니다.

스웨덴의 시골길에서 느꼈던 컨트리맨의 매력을 우리나라에서도 똑같이 느낄 수 있을까요? 모르긴 해도 더 진하게 느껴지리라고 감히 이야기해 봅니다. 차를 다루는 재미는 똑같을 것이 분명하고, 스웨덴에서 몰았던 휘발유 엔진 모델과 달리 우리나라에서 팔릴 디젤 엔진 모델은  풍부한 토크가 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전반적인 달리기 느낌은 이전의 컨트리맨과 차이를 거의 느낄 수 없지만, 이런 재미에 변화가 생긴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컨트리맨 특유의 개성과 장점이 그대로 살아있으면서 더 알찬 차가 되었으니, 더 넓은 세상에서 더 많은 일을 하고 즐기기만 하면 됩니다. 즐거움을 함께 누리는 대상이 가족이든, 반려동물이든, 취미생활에 활용하는 장비든, 업무에 필요한 소품이든 가리지 않고 컨트리맨은 모두 품어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