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EV는 합당한가?

[ 모터트렌드 2017년 5월호에 실린 ‘PHEV는 합당한가?’ 피처 기사에 포함된 제 글의 원본입니다. 세 명의 자동차 저널리스트가 각각 PHEV의 현실성에 관한 입장을 피력한 글을 썼고, 그 중 제 의견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

구매와 관련한 부분을 제쳐놓고 실제 차를 쓰는 관점에서 본다면, 약간의 번거로움만 감수한다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PHEV)는 지금 사도 좋을 만큼 충분히 매력적이다. 

PHEV 같은 저공해 차를 고를 때에는 내심 경제성을 더 중시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 점에서 PHEV는 사용 단계의 경제성이 내연기관 차는 물론 HEV보다도 뛰어나다. 지금 국내 판매 중인 PHEV가 EV 모드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는 대부분 40km 전후다. 서울을 기준으로 일산 신도시와 여의도, 분당 신도시와 강남을 왕복하는 거리와 비슷하다. 설령 충전된 전기를 모두 소모하더라도 HEV 모드로 바뀌면 주행 중 감속 에너지 재생 등을 통해 배터리는 수시로 충전된다. 출퇴근을 비롯해 도시 중심의 일상생활에 쓰는 조건이라면 거의 연료를 쓸 일이 없고, 내연기관이 작동하더라도 내연기관만 쓰는 차보다는 연료소비가 적다.

인프라 부족 때문에 EV 구매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 PHEV는 더 현실적인 대안이다. EV처럼 주행 중 전력 부족 때문에 멈출 일은 없고, 먼 곳에 가더라도 일일이 충전시설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되므로 마음의 부담이 적다. 굳이 충전을 해야 한다면 EV용 50kWh급 급속충전기는 사용하지 못하지만 대부분 7kWh급 완속과 3kWh 가정용 충전기를 지원하므로 EV 충전 인프라는 거의 무리 없이 쓸 수 있다. 그리고 대기오염을 유발한다는 부담에서 EV만큼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내연기관 차나 보통 HEV보다는 낫다는 점도 PHEV에서 빠뜨릴 수 없는 긍정적 측면이다. 

대다수 PHEV는 배터리와 하이브리드 전용 부품에 HEV나 EV와 같거나 버금가는 수준의 무상보증을 제공한다. 회사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8~10년 또는 16만~20만 km 중 먼저 끝나는 범위까지는 무상보증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일부 업체는 배터리에 한해 평생 보증한다. 최소한 전기 구동계와 관련된 부분은 쓰면서 고장과 관련해 신경을 덜 써도 된다. 나머지 부분은 내연기관 차와 별반 다르지 않다.

물론 지금 PHEV의 매력을 충분히 맛보려면 가정용 충전설비(홈 충전기)를 설치해야 한다. 설치 때 번거로움과 비용부담을 한 번 겪고 나면 PHEV의 장점을 최대한 누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음 차로 EV를 사면 설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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