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JCW 컨트리맨 올포 (306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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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작지 않은 미니 차들 중에서도 ‘대형’에 속하는 컨트리맨과 클럽맨이 고성능 존 쿠퍼 웍스(JCW) 버전의 엔진을 업그레이드했다. 역대 미니 중 가장 강력한 306마력 엔진을 얹은 것이다. 그런데 실내외를 눈으로 훑어봐도 2017년에 첫선을 보인 2세대 JCW 컨트리맨과 달라진 점을 거의 찾을 수 없다. 이번 변화는 온전히 성능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기본 모델인 미니 컨트리맨의 페이스리프트가 올해 안에 이루어질 예정인 만큼, JCW 컨트리맨은 그 이후에야 달라진 모습으로 나올 것이다.

시기 상으로 보면 애매해 보이지만, 필요한 변화이기는 했다. 초기형 2세대 JCW 컨트리맨에 올라간 엔진이 내는 231마력의 최고출력, 35.7kgm의 최대토크는 이만한 덩치의 차가 제법 날래게 달린다는 느낌을 주기에 부족하지는 않았다. 다만 JCW 모델에 어울릴 만큼 스포티한 느낌이 강렬하다고 할 수준에 이르지 못했을 뿐이다. 이번 업그레이드가 끌어올린 최고출력은 75마력, 최대토크는 10.2kgm에 이른다. 자연흡기 엔진이었다면 배기량을 1,000cc쯤 키워야 얻을 수 있는 성능이다.  물론 JCW 컨트리맨의 엔진 배기량은 달라지지 않았다. 아무리 과급 만능 시대라지만 엔진 출력을 고무줄처럼 늘이고 줄이는 것에는 늘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조금은 터무니 없게 느껴지는 성능 향상은 이전 버전 엔진이 주었던 일말의 아쉬움을 가볍게 털어버린다. 기어가 낮은 단에 들어가 있을 때, 엔진은 거침없이 회전수를 높이며 작지 않은 덩치를 앞으로 집어 던진다. 회전수가 아주 낮을 때 기대만큼 화끈하게 반응하지 않는 영역이 있기는 하지만, 그 영역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그 뒤로 꽤 넓은 영역에서 호쾌하게 가속할 수 있다. 물론 엔진 회전계 바늘이 회전한계에 다가가면 가속감은 크게 누그러진다.

주행 모드 설정 기능은 기본적으로 엔진과 스티어링 중심으로 설정을 조절한다. 가장 얌전한 그린(GREEN) 모드에서도 답답하지 않게 달리고, 일반 모드라고 할 수 있는 미드(MID) 모드에서도 이미 발놀림이 가볍다. 스포트(SPORT) 모드를 선택하면 재빠른 가속반응과 묵직한 스티어링 휠, 울림이 큰 배기음으로 진짜 스포티한 분위기가 살아난다. 여기에 D 레인지에 놓인 기어 레버를 몸쪽으로 당겨 변속기까지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JCW 클럽맨과 컨트리맨 TV 광고처럼 박력있고 화끈한 달리기 실력을 제대로 발휘한다.

그런데 실제 가속하는 정도와 몸이 느끼는 가속감은 적잖이 차이가 난다. 이유는 역시 네바퀴굴림 장치다. 아무리 크로스오버 SUV라 해도 어차피 지상고가 높지 않은 차의 지상고를 JCW 튜닝으로 끌어내린 만큼, 적어도 JCW 컨트리맨에서 올포 네바퀴굴림 장치의 역할은 안정적인 성능 발휘를 보장하는 데 있다. 최고출력이 250마력을 넘는 엔진을 올린 소형차에 네바퀴굴림 장치를 함께 넣는 것은 이미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재미를 희생하고서라도 안정성을 지키느냐, 확보된 안정성을 바탕으로 차를 더 강력하게 만드느냐는 이제 새로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논쟁의 주제가 되었다.

스티어링은 초기 반응이 빠르지는 않지만 비교적 직관적이다. 전체 미니 라인업에서 가장 ‘카트같은 주행감각’이 희미한 것이 컨트리맨이지만, JCW 모델은 스포티하게 조율한 서스펜션과 브레이크가 민첩함을 보완하고 성능이 크게 좋아진 엔진이 스포티함을 조금이나마 부각시킨다. 그럼에도 차의 움직임이 주는 경쾌한 느낌은 아주 제한적이고 아슬아슬함이 주는 재미는 확실히 작다. AWD 시스템이 급가속 때 차체 뒤쪽이 가라앉는 것은 물론 커브를 돌 때 접지력이 흐트러지는 것도 억제하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승차감은 위아래 방향의 차체 움직임이 억제되어 있지만 충격에 적당히 탄력 있게 반응하기 때문에 스포티하면서도 지나치게 딱딱하지 않다. 

변속기는 여전히 8단 자동이다. 미니 일반 모델 중 상당수가 7단 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를 쓰기 시작했지만, 새 엔진의 높은 출력과 토크에는 알맞지 않은 모양이다. 플랫폼은 물론이고 엔진과 변속기, 구동계를 나눠 쓰는 형님 브랜드, BMW 덕을 보는 셈이다. 그래서 고성능 차 기준으로는 적당히 빠르고 매끄럽게 기어 단을 바꾼다. 다만 매끄러운 변속감이 엔진의 강력함을 살짝 누그러뜨리는 기분이 들 뿐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주관적 감상이다.

JCW 컨트리맨의 스포티함은 다른 JCW 모델들에 비하면 눈에 들어오는 디자인 요소나 귀에 들리는 소리와 같은 감각적 측면이 더 돋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다만 엔진 업그레이드 덕분에 스포티함에 영향을 주는 요소의 비중은 어느 정도 달라졌다. 이전보다 더 과격하게 달릴 수 있는 능력을 갖췄고, 실제로 그렇게 몰아야 차가 주는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된 것은 분명하다. 달리 말하면 일상에서 달릴 때의 느낌은 더 시원스러워졌고, 운전 재미를 알차게 느낄 수 있는 영역이 이전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갔지만 그 영역에 접근하기는 더 쉬워졌다. 

성능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들은 거의 달라지지 않아서, 장점과 단점 모두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대시보드 디자인은 미니 라인업 가운데 가장 보수적인 좌우 대칭 T자형 구성이고, 미니에서 익숙한 계기판, 센터 페시아와 공기배출구, 공기조절장치 등 동그란 디자인 요소들도 그대로다. 낮게 자리를 잡은 센터 콘솔에는 전자식 기어 레버가, 스티어링 휠 뒤에는 변속 패들이 있다.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을 제외하면 센터 페시아 아래쪽과 기어 레버 주변의 장비 조작성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실내 공간은 크로스오버 SUV치고는 낮은 지상고와 좌석 위치 덕분에 덩치에 비하면 넉넉하게 느껴진다. 앞좌석은 모양과 앉았을 때의 느낌 모두 스포티하고, 뒷좌석은 적당한 굴곡과 앞좌석에 비해 부드러운 쿠션 덕분에 좀 더 편안하다. 뒷좌석은 앞뒤 거리와 등받이 각도 조절 기능도 있다. 물론 일반적인 해치백에 비하면 앉는 위치가 높아, 좌석을 최대한 앞으로 밀지 않는 한 무릎 공간에는 어느 정도 여유가 있다. 적재 공간은 차 크기에 비해 넉넉한 편이고 2단계로 바닥 높이를 조절할 수 있어서, 여름용 침낭을 쓴다면 뒷좌석 등받이를 접지 않고도 두 명분 캠핑장비 정도는 충분히 실을 수 있다.

재치있는 디자인과 스포티한 치장으로 보완하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대중차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실내 꾸밈새는 여전히 아쉬운 점 중 하나다. 인포테인먼트 스크린 크기가 8.3인치로 작은데다가 가로로 넓게 펼친 레터박스형이어서 더 작게 느껴지는 것도 그렇다. 하만 카돈 오디오는나름 고급형이지만 소리는 밋밋하다. 지름이 작은 스티어링 휠에 가리기 쉬운 아날로그식 계기를 다기능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보완한다는 것과 그나마 아직 흔치 않은 애플 카플레이 무선연결 기능이 있다는 점은 몇 되지 않는 장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여러모로 마음에 드는 구석이 많기는 하지만, 구매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을 듯하다. 우선 값부터 관점에 따라 좋게 보이기도, 나쁘게 보이기도 한다. JCW 컨트리맨의 값은 6,190만 원(개별소비세 인하분 적용 시 6,050만 원)이다. 이 값에 이 정도 성능과 실용성을 고루 갖춘 차는 국내에서 찾기 어렵다. 물론 우리나라 시장은 고성능은커녕 해치백 자체가 씨가 말랐다. 기준 자체가 희미하니 비교가 의미 없다. 그나마 성격과 크기가 가장 가까운 메르세데스-AMG GLA 45 4매틱보다는 1,000만 원 이상 싸다.

그렇다고 해도 절대적으로 설득력 있는 값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차를 구매할 때 확인할 항목들을 체크리스트로 만들어 보면, JCW 컨트리맨을 살펴본 뒤에는 칸이 많이 남는다. 대표적인 것이 ADAS 시스템이다. 달려 있는 ADAS 시스템은 대부분 경고 기능 중심이어서, 위험 상황에 적극 개입하는 기능은 찾기 어렵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나 차로 유지 보조 기능과 같은 능동적 주행보조 기능도 빠져 있다. 

종합적으로 보면, 화끈해진 성능이 차의 성격을 본질적으로 바꾸지는 않았다. 실용성 높은 미니라는 컨트리맨의 개념에 강력한 성능이라는 양념을 더한 것이 JCW 컨트리맨이다. 양념 맛이 더 화끈하고 진해졌다고 해서 음식 자체의 성격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번에 나온 306마력 JCW 컨트리맨은 양념이 차의 맛을 한층 더 잘 살린 덕분에, 이전보다 재료의 한계가 좀 더 잘 가려진다. 아주 예민한 사람이 아니라면, 차의 재미와 재치를 즐기기가 더 수월해진 셈이다.

[ 상세 제원 ]

미니 JCW 컨트리맨 올포 | 차체형식 5도어 5인승 왜건 길이x너비x높이 4299x1822x1557mm  휠베이스 2670mm  트랙 앞/뒤 1565mm/1567mm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벤틸레이티드 디스크/디스크  엔진형식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배기량 1998cc  최고출력 306마력/5000~6250rpm  최대토크 45.9kgm/1750~4500rpm  변속기 자동 8단  굴림방식 네바퀴굴림(AWD)  공차중량 1700kg  타이어규격 모두 225/55 R19  연료탱크 용량 61L  연비 복합 9.6km/L(도심 8.6km/L, 고속도로 11.0km/L)  CO2 배출량 180g  에너지소비효율 4등급   6,050만 원(개별소비세 인하분 반영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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