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Ford_Model_U_concept-01
2003 포드 모델 U(Model U) 컨셉트카

[ 동아일보 2003년 1월 27일자에 실린 글입니다. ]

새해 벽두에 미국 디트로이트에서는 세계 각국의 자동차회사들이 참여한 북미국제오토쇼(NAIAS)가 열렸다. 이곳에 나온 컨셉트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하이브리드(Hybrid) 기술이 적용된 차들이었다. ‘하이브리드’는 ‘잡종, 혼혈’ 등의 의미를 지닌 말. 일반 자동차와 달리 하나의 차에 서로 성격이 다른 두 가지의 동력원을 사용한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그런데 왜 이런 하이브리드 차들이 세계 자동차 회사들의 간판으로 등장한 것일까. 현실적으로 자동차는 본질적인 변화의 과정을 피할 수 없다. 우선 자동차 연료의 원료인 석유를 앞으로 얼마나 더 쓸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따라서 하이브리드 차와 같은 대체연료 자동차를 개발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환경문제다.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 생기는 각종 물질은 대기를 오염시키는 주범이다. 최근 많은 나라에서 대기를 오염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 자동차가 내뿜는 매연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런 오염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없애기 위해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그 중 미래의 자동차 연료로 가장 각광을 받는 것은 연료전지(Fuel cell)이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을 이용한 것으로 공해물질을 전혀 내놓지 않는 이상적인 자동차 연료로 꼽히고 있다. 연료전지 차가 실용화되고 가격이 싸지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기술의 발전이 필요하다. 하지만 각국 정부는 연료전지 실용화를 기다리기엔 대기오염이 너무 심각하다고 판단, 자동차 배기가스에 관한 규제를 점점 강화하고 있다.

최근 하이브리드 차가 각광을 받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심해지는 정부의 규제를 통과할 수 있고, ‘미래의 기술’로 만들어질 연료전지 차를 개발하기 위한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현재의 기술’을 응용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차는 메이커에 따라 약간씩 설계 개념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보통 주행상황에서는 오염물질이 발생하지 않는 전기 모터를 사용하고 출발 가속 등 큰 힘이 필요할 때는 기존 엔진을 작동시키는 방식이다. 내연기관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경우에 따라 전기 모터만을 사용하기도 하므로 연료소비나 공해물질의 배출은 일반 자동차에 비하면 상당히 적어 환경친화적이다.

아직 우리에게는 낯선 기술이긴 하지만, 이미 일본 자동차회사들은 재빨리 이를 상품화해 시장에 내놓고 있다. 곧 미국 메이커들도 하이브리드 차의 상품화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메이커의 연구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우리나라에서도 하이브리드 차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