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터 매거진 2011년 5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

전 세계 누적 판매 3천700만 대를 기록한 세계적 베스트셀링 카, 도요타 코롤라가 드디어 한국에 상륙했다. 1966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일본을 넘어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코롤라의 인기비결과 한국형 코롤라에 담긴 의미, 그리고 45년을 이어온 역사를 살펴본다

세계 최다 판매차의 인기 비결은? –   소비자의 시선에서 가장 합리적인 차를 만든다

일본에서도 36년 동안 내수 판매 1위를 차지한 차. 전 세계 누적 판매 3천700만 대를 기록한 차. 같은 이름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로 기록된 도요타 코롤라가 마침내 한국 땅을 밟았다. 1966년 일본에서 처음 나온 후 45년 만의 일이다. 

이미 일본을 넘어 세계 속의 인기 차로 자리 잡은 코롤라를 국내에서 만날 수 있게 된 것은 색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이제야 세계인을 사로잡은 코롤라의 가치를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코롤라가 이처럼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철저한 상품기획과 탄탄한 기본기, 그리고 시장의 요구에 대한 적극적인 반영에서 찾을 수 있다. 코롤라의 성격을 대표하는 문구로 잘 알려진 것이 ‘80점 주의 + α’다. 이는 초대 코롤라 개발을 지휘한 하세가와 다츠오(長谷川 龍雄) 수석 엔지니어가 퍼블리카의 실패를 교훈삼아 만들어낸 철학이다. 

5.1.2

코롤라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66년. 일본 통산성의 ‘국민차 구상’을 현실적으로 재해석해 내놓은 퍼블리카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자, 도요타는 그 원인을 지나친 간소화에서 찾았다. 경제성장 시대에 들어서면서, 기능과 실용성에서 최소한을 추구하는 것으로는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없음을 확인한 것이다. 소형차를 만들었던 경험이 없었던 도요타로서는 퍼블리카의 경험이 앞으로의 소형차에 대한 철학을 만드는 밑거름이 된 것이다.

도요타는 코롤라 개발에 있어 패밀리카로서의 기본기와 함께 충분한 상품성을 갖추는 데에 주안점을 두었다. 자동차에서 기본적인 요구조건인 성능, 거주성, 감성 면에서 우수하더라도, 값과 유지비 등 실제 사용하는 데 있어 소비자가 부담스러워 할 조건들을 충분히 만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값을 저렴하게 하더라도 품질이 지나치게 낮아서는 안된다는 기준도 세웠다. 이런 모든 점을 종합해, 모든 면에서 만점은 아니더라도 합격점이라 할 수 있는 ‘80점’ 이상을 얻을 수 있는 차를 만들고자 했다. 아울러 다른 차와 비교해서 뛰어난 요소인 ‘+α’를 담아내어 비교우위와 함께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에도 신경을 썼다. 도요타는 초대 코롤라의 ‘+α’를 스포티하고 경쾌한 특성과 느낌으로 잡았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은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먹혀들어 단숨에 코롤라의 성공을 이끌어 내었다.

이러한 철학은 이후에 나온 코롤라에도 꾸준히 이어졌다. 항상 소비자와 사회의 요구를 앞서 받아들여 꾸준히 개선하는 한편, 기술과 품질 향상도 이어 나갔다. 또한 시대적인 흐름과 시장환경 변화에 대응해 다양한 변형 차종을 선보인 것은 물론, 꾸준히 새로운 기술과 개념을 접목했다. 편의 및 안전장비에 있어서도 차급에 관계없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우선 적용하는 등 소비자의 만족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그러나 기본 플랫폼을 비롯해 이전 세대에서 좋다고 여겨진 부분은 다음 세대에도 그대로 사용하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에는 개발과 생산비용을 절감해, 앞선 소형 패밀리카라는 본래의 성격을 지켜나가려는 노력도 담겨 있었다. 개발자 중심이 아닌 소비자 중심의 차로 만든 것이다.

소비자 중심의 개발철학은 코롤라가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개발 단계에서부터 유럽산 동급차를 염두에 두고 수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한 것도 당시 다른 동급 일본차들과 차별화된 전략이었다. 그리고 처음 출시한 해부터 곧바로 해외 수출을 시작하면서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출 지역 확대에 따라 ‘적지적차(適地適車)’의 개념에 따라 각 지역별 소비자 특성을 제품에 반영함으로써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특히 북미와 유럽에서의 판매가 급신장하며 현지 생산이 본격화되었고, 2000년 이후로는 일본보다 해외 생산이 더 많아져 지금에 이르고 있다. 지금까지 판매된 코롤라 3천700만 대 가운데 일본 이외 지역에서 판매된 것이 2천만 대가 넘고, 세계 140개 국가 및 지역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10세대 코롤라 담당 수석 엔지니어 야스이 신이치 씨가 말하는 코롤라의 매력

이번에 국내 판매를 시작한 코롤라는 지난 2007년에 등장한 10세대 코롤라의 페이스리프트 버전이다. 10세대 코롤라의 개발을 진두지휘한 야스이 신이치(安井愼一) 수석 엔지니어는 코롤라 국내 출시에 즈음해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수석 개발자의 입장에서 최신 코롤라가 갖는 의미, 그리고 한국 시장을 위해 어떤 손질이 이루어졌는지에 대해 그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 10세대 코롤라의 의미

1966년 1세대 코롤라가 등장한 후 다양한 세대의 코롤라가 선을 보였다. 40년이 이상  코롤라는 새로운 개념과 신기술로 시대를 이끄는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로서의 명성을 이어왔다. 10세대 코롤라는 세계적인 관점에서 ‘지구의 행복을 위한 코롤라’라는 개발목표를 달성하며 최근의 소비자 요구에 맞춤으로써 다시 한 번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높였다. 

– 한국형 코롤라의 주안점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코롤라를 상징할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는 것은 또 다른 도전이었다. 경쟁제품을 압도하는 월등한 기본성능(안전성, 환경친화적 성능 및 신뢰성)이라는 전통의 계승과 더불어, 경쟁차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새로운 가치를 찾고자 했다. 코롤라 개발 그룹은 ‘창의’와 ‘도전’이라는 키워드를 놓고 의기투합해, ‘체감 성능’이라고 하는 아이디어를 추구하며 개발에 임했다. ‘체감 성능’이라는 아이디어는 ‘처음 5m만 몰아 보더라도 고객의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품질’을 달성하자는 것이었다. 

– 한국형 코롤라의 특징

한국 출시를 위해 코롤라라는 제품을 글로벌한 관점으로 완벽하게 재검토하였으며, 제1세대 모델부터 이어진 코롤라의 품질 유전자를 정제해냈다. 특히 ‘체감 성능’을 누구나 체험할 수 있도록 구체화하는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한국의 고객들이 단 한 번의 시승만으로 코롤라의 매력에 반할 것이라 확신한다. 

코롤라 연대기

1세대(1966~1970)

1L 급으로 먼저 나와 인기를 얻고 있던 닛산 서니에 대응하기 위해 나왔다. 개발 단계에서 서니가 1L 급으로 나온다는 정보에 급히 배기량을 1.1L로 키우고 ‘플러스 100cc의 여유’라는 광고문구를 내세워 큰 효과를 보았다. 가장 큰 인기의 원인은 비교적 잘 꾸민 장비구성에 비해 저렴한 느낌을 주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4단 수동변속기, 앞 스트럿 서스펜션 등 동급 최초인 기술이 여럿 쓰인 것도 호평의 원인 중 하나였다. 처음에는 2도어 세단만 나오다가 1967년월에 4도어가 추가되었고, 1969년에는 배기량이 1.2L로 커졌다.

2세대(1970~1974)

3년 반 만에 풀 모델체인지 된 2세대 모델은 차체가 커지고 차종도 다양화되었다. 일본에 고속도로 시대가 열리면서 5단 변속기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고 주행안정성을 높이는 데 노력을 기울인 모델이기도 하다. 2/4도어 세단에 2도어 쿠페가 더해졌고, 가지치기 모델인 스프린터도 2세대에 추가되었다. 엔진은 초기에 이전 세대의 1.2L를 이어받아 몇 가지 변형이 이루어졌고, 앞 서스펜션은 독립화 되었다. 이어 1.4L 엔진이 추가되는 한편 후반에는 쿠페에 1.6L 엔진을 얹은 코롤라 레빈/스프린트 트레노가 추가되었다. 당시 도요타의 수출을 주도한 모델이다.

3세대(1974~1979)

유행에 따라 보디 디자인에 각을 살리면서 전반적으로 차체가 커진 느낌을 주었다. 서스펜션 및 뒷바퀴굴림 파워트레인 구성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엔진은 1.2L에서 1.6L DOHC까지 4종이 마련되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강화되는 배기가스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이 반영되었다. 아울러 후반으로 가면서 리프트백과 2도어 쿠페가 추가되어 다양한 보디를 갖추게 되었다. 2/4도어 세단을 기본으로 이전의 2도어 쿠페 대신 2도어 하드톱이 등장했다. 3세대 모델까지 695만 대가 팔려 세계적인 베스트셀링 카로 올라섰다.

4세대(1979~1983)

전반적인 구성은 선대 모델과 거의 차이가 없지만, 뒤 서스펜션을 리프 스프링 대신 코일 스프링과 링크 구조로 바꾼 것이 특징이다. 엔진은 1.3L에서 1.6L까지 다양하게 마련되었고, 1979년에 1.8L 휘발유가, 1982년에 1.8L 디젤이 추가되었다. 보디는 2/4도어 세단과 2도어 하드톱, 해치백 스타일의 쿠페와 리프트백이 나왔고, 1982년에는 5도어 왜건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단종을 앞둔 1983년 초에 형제차인 스프린터와 합산해 1천만 대 생산을 넘어선 것이 4세대 모델이다.

5세대(1983~1987)

코롤라 역사상 가장 큰 변화가 이루어진 것이 5세대 모델이다. 이전까지 이어졌던 뒷바퀴굴림 구동계를 앞바퀴굴림으로 바꾸면서 실내공간이 획기적으로 넓어졌다. 그러나 스포츠성이 강했던 코롤라 레빈/스프린터 트레노는 뒷바퀴굴림을 고수했다. 서스펜션은 앞바퀴굴림 소형차임에도 네바퀴에 모두 스트럿 독립 서스펜션을 썼다. 엔진은 1.3L SOHC를 시작으로 휘발유는 1.6L, 디젤은 1.8L까지 마련했고, 일본 내 동급 처음으로 전자제어 4단 자동변속기를 쓴 것도 이 때였다. 보디 형태도 4도어/5도어 세단, 2도어/3도어 쿠페와 왜건 등 여전히 다양했다. 해치백은 1984년에 코롤라 FX로 분리되었다.

6세대(1987~1991)

버블경제의 영향으로 ‘클래스를 뛰어넘는 세계적 고품질 세단’을 목표로 개발된 6세대 모델은 고급스러운 스타일과 고품질 인테리어를 내세웠다. 차체가 넓어 보이는 세련된 감각의 디자인에 치중했다. 4도어 세단을 기본으로 왜건이 추가되었고 전통적인 2도어 노치백 쿠페를 스포티 모델로 정했다. 5도어 리프트백 모델이 사라진 것이 이 모델이다. 엔진은 1.3L 12밸브를 기본으로 1.5L, 1.6L 휘발유와 1.8L 디젤 등을 두루 마련했는데, 고성능 모델에는 1.6L 수퍼차저 엔진도 올라갔다. 아울러 세단에 코롤라 처음으로 4WD도 추가되었다. 1990년에 일본 새차 판매대수 30만 대를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고, 2010년 프리우스가 새 기록을 세울 때까지 깨지지 않았다.

7세대(1991~1995)

역대 코롤라 가운데 일본에서 가장 인기를 얻은 모델이다. 이전 모델보다 차체가 커지고 곡면을 강조하면서 한층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엔진은 1.3L, 1.5L와 두 종류의 1.6L 휘발유, 그리고 2.0L 디젤까지 모두 5종이 마련되었다. 처음에는 앞바퀴굴림 모델만 출시되었지만 곧 4WD가 추가되었다. 세단은 1995년에 8세대로 모델 체인지 되었지만 왜건은 2000년까지 같은 모습으로 생산되었다.

8세대(1995~2000)

소형차로서는 기술적 완성도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코롤라는 꾸밈새를 바꾸면서 경제성과 내구성, 친환경성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8세대 모델은 이전 세대와 구조적으로 큰 차이는 없으면서 차체 무게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엔진 역시 1.3L, 1.5L, 두 종류의 1.6L 휘발유에 유해 배기가스 배출을 줄인 2.0L 디젤로 구성되었다. 굴림방식도 앞바퀴굴림과 4WD를 선택할 수 있었다. 에어백이 기본장비가 된 것도 이 8세대 모델부터다. 미니밴 버전인 코롤라 스파시오/베르소가 새롭게 추가되었다.

9세대(2000~2006)

9세대로 접어들며 코롤라는 대대적인 성격변화와 함께 형제차인 스프린터와 2도어 쿠페인 레빈/트레노 라인업이 사라졌다. 가장 큰 특징은 보수적인 스타일을 버리고 실내공간을 강화한 젊은 분위기로 탈바꿈한 것이다. 다양한 가지치기 모델로 확대되기 시작한 것도 이런 변화에서 비롯된다. 엔진은 1.3L, 1.5L, 1.8L 휘발유와 2.2L 디젤을 얹었다. 경량화와 생산성 향상을 위해 앞바퀴굴림 모델의 뒤 서스펜션은 토션빔으로 바뀌었지만, 4WD 모델은 더블 위시본 방식이 되었다. 전자제어 주행안정장치도 본격적으로 보급되었다. 유럽형 해치백인 코롤라 런크스/알렉스가 이때 추가되었고, 왜건은 모델 이름을 코롤라 필더로 바꾸었다. 

10세대(2007~)

9세대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층 업그레이드한 10세대 코롤라는 일본 내에서의 명칭이 코롤라 악시오로 바뀌었다. 코롤라 악시오는 2007년 일본 굿 디자인 상을 수상했다. 파생차종인 런크스는 유럽형 모델인 아우리스로, 알렉스는 블레이드로 바뀌었고, 일본 내수용 코롤라 스파시오는 단종되었다. 아울러 북미형 사이언 xB가 코롤라 루미온이라는 이름으로 추가되었다. 이렇게 되어 일본 내에서 코롤라라는 이름이 붙는 모델은 세단인 악시오와 왜건인 필더, 2박스 해치백인 루미온으로 정리되었다. 세단은 1.5L와 1.8L 휘발유 엔진이 올라가고, 4WD는 1.8L 모델에만 마련되었다. 또한 1.8L 모델에는 CVT를 기본으로 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