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토카 한국판 2012년 4월호에 실린 글의 원본입니다. ]

최근 TV에 나오고 있는 BMW 신형 3시리즈 광고가 눈길을 끈다. 특히 광고 말미의 ‘모든 것이 중요하지만 결국 즐기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라는 문구가 웃음을 자아낸다. 그 문장 자체의 도전적인 뉘앙스 때문이기도 하지만, 줄줄이 떠오르는 여러 생각들이 더 미소를 짓게 만든다.

요즘 BMW의 슬로건은 ‘JOY’, 즉 즐거움이다. ‘순수한 드라이빙이 주는 만족(Sheer Driving Pleasure)’, ‘궁극의 드라이빙 머신(The Ultimate Driving Machine)’처럼 운전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었던 과거의 슬로건에 비하면 상당히 추상적이고 부드러운 표현이다. 비교적 직설적으로 달리는 재미를 전달하던 과거와 달리 편안함과 부드러움이 더해진 요즘 BMW 차들의 감각적 변화와 같은 맥락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BMW가 달릴 때에만, 그리고 운전자만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차가 아니라는 뜻일 것이다.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즐거운 차’로의 변화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BMW 판매가 계속 늘고 있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런데 사실 BMW보다 먼저 ‘즐거움’을 중요시하고 내세운 회사가 있다. 바로 혼다다. 혼다는 즐거움에 대해 BMW보다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만드는 즐거움, 파는 즐거움, 타는 즐거움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듣기로는 창업자인 혼다 소이치로 시절부터 내려오는 기업의 모토 같은 것이라고 한다. 참 좋은 얘기다. 차를 만드는 노동자도, 파는 세일즈맨도, 사서 타는 소비자도 즐거운 제품과 회사라면 정말 이상적인 자동차 회사일 것이다. 

재미있게도, 즐거움을 추구하는 두 회사는 공통점이 있다. 우선 세계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 가운데에서도 드물게 모터사이클과 자동차를 함께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두 회사는 단순히 탈것을 만들어 파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자신들이 만든 탈것을 소비자들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 활동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운전자 안전교육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하는 한편 모터스포츠 참여와 후원에도 적극적이다. 물론 본사가 있는 나라에 한정되어 있지만 관련된 시설도 잘 갖춰놓고 있다.

올해는 혼다가 타는 즐거움을 위해 가장 먼저 대규모로 투자한 시설인 스즈카 서킷이 개장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스즈카 서킷은 일본 그랑프리와 F1을 일본 처음으로 개최하며 일본 모터스포츠와 자동차 문화의 수준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했다. 혼다 차에 스포티한 특성이 녹아들 수 있었던 바탕이 되기도 했다. 자동차 메이커가 국제 규모의 서킷을 직접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사례는 아마도 혼다가 유일할 것이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BMW 코리아가 수도권에 대규모 드라이빙센터를 지어 내년 말에 개장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들어가는 비용을 생각하면 쉽게 생각하고 내린 결정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유야 여러 가지이겠지만, 드라이빙센터가 완공되면 우리나라 운전자들에게는 분명히 차를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은 분명하다.

기업은 영리추구를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영리를 추구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제품을 만들고 팔고 사는 모든 사람이 즐거울 수 있는 이상적인 영리추구는 언뜻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리 비현실적이어도 이상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 분명히 있음을 BMW와 혼다는 보여주고 있다. 영리추구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를 즐겁게 할 수 있어야 진짜 성공한 기업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