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지프 그랜드 체로키 L 개발자들에게 들은 디테일 이야기

스텔란티스 코리아가 11월 23일부터 지프 그랜드 체로키 L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10여 년만에 세대교체된 그랜드 체로키라는 점, 역대 그랜드 체로키 처음으로 별도의 롱 보디 모델이 먼저 선보였다는 점, 그리고 커맨더 단종 이후 오랜만에 지프 브랜드에 3열 좌석 구성을 갖춘 모델이 부활했다는 점. 이런 점들 때문에 많은 분이 그랜드 체로키 L을 궁금해하시는 듯합니다.

저는 얼마 전 스텔란티스 코리아가 마련한 시승행사에서 짧게 경험해 봤습니다. 그렇지만 시승하기 전부터 궁금했던 점들과 시승하면서 궁금해진 점들이 있었는데요. 마침 지프 그랜드 체로키 L의 엔지니어링 부분과 사용자 경험(UX) 부분 개발 책임자들이 참여하는 온라인 기자 간담회가 있어, 몇 가지 궁금한 점들을 물어보고 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간담회는 아시아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출시된 모델이라는 점을 고려해, 우리나라 기자들만 참여해 진행되었습니다. 스텔란티스 쪽에서는 제이크 아우만(Jake Aumann) 스텔란티스 코리아 사장, 빌리 헤이즈(Billy Hayes) 스텔란티스 인도, 아시아 태평양(IAP) 지역 세일즈 마케팅 총괄이 참석했고, 발표와 질문에 대한 답변은 그랜드 체로키 L 담당 필리포 그라도(Fil Grado) 수석 엔지니어와 빈스 갈란테(Vince Galante) UX 총괄이 참여했습니다.

간담회에서 각 개발 책임자가 설명한 그랜드 체로키 L 개발 주안점과 간담회에 참여한 기자들이 질문한 사항에 대한 답변들을 Q&A 형식으로 다시 정리해 봤습니다.


[ 엔지니어링 부분: 필리포 그라도 수석 엔지니어 ]

Q. 그랜드 체로키 L 개발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점은?

A. 이전 세대와 비교할 수 없는 기술을 제공할 수 있도록 다섯 가지 특성에 초점을 맞췄다. 1) 더 정교한 도로 주행 (On-road) 성능 2) 최고의 프리미엄과 안락함 3) 동급 차종 중 가장 많은 첨단 기술과 안전사양 탑재 4) 한층 더 개선된 지프의 전설적 4×4 능력 5) 3열 좌석 제공이 그것이다.

Q. 이전 세대와 비교해 특별히 나아진 점은?

A. 우선 세 가지(쿼드라트랙 I, 쿼드라트랙 II, 쿼드라드라이브 II) 액티브 4×4 시스템을 제공해 탁월한 4×4 능력을 발휘한다(참고-국내 판매 모델에는 쿼드라트랙 II 적용). 

동급 유일의 쿼드라리프트 에어 서스펜션은 작동 범위가 25mm 커졌고, 그랜드 체로키 처음으로 세미일렉트릭 제어 쇼크 업소버를 넣었다. 아울러 서스펜션 높이 설정은 오프로드 모드를 두 단계로 분리해 다섯 단계가 되었다. 오프로드 2에서는 최대 61cm 깊이의 물을 지날 수 있는데, 이는 이전 세대보다 10cm 향상된 것이다. 높이 조절 속도는 두 배 빨라졌다.

섀시에는 새로 설계한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멀티링크를 구성하는 링크마다 역할을 나누어, 컴포트 링크를 핸들링 링크에서 분리함으로써 승차감과 핸들링 수준을 모두 높였다. 경량화에도 신경을 써서, 차체가 많이 길어지고 3열 좌석이 추가되었는데도 무게는 2열 좌석 구성의 이전 세대 그랜드 체로키보다 조금 더 가볍다.

특히 낭비되는 공간을 최소화해 사용자가 더 넓은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와 디자인 등 모든 부분에서 노력했다. 

Q. 운전 및 주행 보조 기능 가운데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A. 편안하고 안전한 주행을 위해 110개 이상의 주행 안전 및 편의 사항을 담았다. 그 중에서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액티브 드라이빙 어시스트 시스템과 나이트 비전이다.

액티브 드라이빙 어시스트 시스템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액티브 레인 매니지먼트 시스템(차로 이탈 방지 보조+차로 중앙 유지 보조)이 결합되어 (SAE) 레벨 2 주행 보조가 가능하다. 나이트 비전은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를 계기판 디스플레이에 표시한다.

그밖에도 긴급 제동 시스템은 보행자와 자전거 감지 기능이 있고, 파크센스 주차 보조 기능은 평행 및 직각 주차 및 출차, 장애물 감지 시 제동이 가능하다.

Q. 처음으로 매킨토시 오디오 시스템이 들어갔는데, 매킨토시는 어떤 방식으로 참여했으며 어디까지 관여했나?

A. 아주 긴밀하게 협력했다. 특히 양사 모두 브랜드 이미지를 보호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개발 과정에서 몇 주에 걸쳐 사운드 챔버에 들어가 이퀄라이저, 튜닝 등을 조율하며 매킨토시의 프리미엄 사운드가 변하지 않도록 만들었다. 스피커 그릴 역시 매킨토시와 협력해 디자인했다.

(빈스 갈란테 UX 총괄의 덧말) UX 면에서는 앰비언트 라이팅 설정에서도 매킨토시 파워미터에 나타나는 시그니처 색을 선택할 수 있어, 실내 전체에서 매킨토시 오디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Q. 앞 서스펜션에 ‘버추얼 볼 조인트(Virtual Ball Joint)’가 적용되었다고 하는데, 어떤 기술이고 어떤 역할을 하나?

A. 일반적으로 서스펜션의 피봇 포인트(회전 중심)는 차 안쪽에 위치한다. 그래서 코너링 때 차체 기울어짐(보디 롤)이 생긴다. 새 멀티링크 서스펜션에서는 (링크 배치를 조절해) 차체 밖에 가상의 피봇 포인트를 만들었다. 그래서 주행 안정성을 높이고 차체 롤도 줄었다. 

Q. 휠베이스가 길어지면서 실내 거주성은 좋아졌지만 오프로드 주행 능력 판단 지표 중 하나인 이탈각(브레이크오버 앵글) 면에서는 불리해졌을 듯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설계나 기술, 장비 등에 적용한 솔루션은 어떤 것이 있나?

A. 이전 모델보다 지상고를 높였고, 차체 하부 설계를 최적화해 상쇄했다. 이탈각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그와 같은 해법을 통해 차이를 0.5도 정도로 줄였다. 수많은 자체 오프로드 시험을 거친 것은 물론, 여러 유튜브 영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극한 상황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었다.


[ UX 부분: 빈스 갈란테 UX 총괄 ]

Q. UX 개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무엇인가?

A. 지프만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프리미엄 SUV 경험을 위해, 쉽고 직관적이며 지프 고유의 개성을 담은 맞춤형 UX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를 위해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계기판,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에 10인치 풀 컬러 디스플레이를 사용했다.

가장 큰 도전과제는 한 번 또는 두 번의 터치만으로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운전자가 필요한 정보를 필요한 때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운전자는 주행에만 집중할 수 있다.

Q. 새로 적용된 유커넥트 5(Uconnect 5) 시스템의 특징은 무엇인가?

A. 개인화를 강화했고, (스마트폰) 무선 프로젝션과 통합 음성제어가 가능하다. 또한 이전 시스템보다 시스템 처리능력이 5배 강력해졌고, 무선(OTA)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터치 반응 속도도 향상되었다.

세 개의 디스플레이를 정보 영역에 따라 다르게 표시할 수 있고, 운전자마다 다른 프로필을 설정할 수 있다. 특히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에 표시되는 홈 화면은 스마트폰처럼 터치를 통해 앱 배치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Q. UX에서 특별한 점을 꼽자면?

A. 실내 앰비언트 라이트의 LED 색을 바꿀 수 있고, 매킨토시(Mcintosh) 오디오 시스템을 위한 브랜드 시그니처 파워 미터 페이지가 있다. 아울러 지프 고유의 오프로드 콘텐츠(피치 및 롤 각도, 경사각 등)를 표시하는 앱도 있다. 이는 프리미엄 SUV로서의 역량뿐 아니라 탑승자가 모두 즐길 수 있는 경험을 줄 것이다.

Q. 역대 그랜드 체로키 처음으로 3열 좌석 구성을 갖췄는데, 이를 고려한 사용자 환경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

A. 대표적인 것으로 2열과 3열 좌석 상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뒷좌석 모니터링 카메라가 있다.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을 통해 실시간 영상을 볼 수 있고, 좌석별로 확대해 볼 수도 있다. 나부터 세 아이의 아버지다 보니 그 기능을 무척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뒷좌석에 설치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으로 좌우 좌석에 앉은 아이들이 서로 다른 콘텐츠를 보고 있는 것도 확인할 수 있어, 차에 탄 사람 모두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음을 실감하기도 했다.

Q. 실내에 하이글로스(고광택) 소재가 많이 쓰였는데, 요즘 프리미엄 브랜드 차들의 흐름과는 대조적이다. 어떤 이유로 썼나?

A. 고급스러움을 나타내면서, 다른 내부 소재 즉 크롬과 가죽, 목재 등과 대조 효과를 주기 위해 썼다. 물론 고급스러움과 사용편의성을 모두 고려해, 코팅과 페인트 등을 세심하게 신경썼다.

Q. 터치 스크린 외에 물리 버튼도 많이 쓰인 것을 볼 수 있는데, 앞으로도 계속 물리 버튼을 사용할 것인가?

A. 터치와 물리적 인터페이스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큰 도전과제 중 하나였다. 이들의 비율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전 세계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오디오 음량, 실내 온도 조절, 편의 사항 조절에 관한 것은 물리 버튼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프의 고객층은 연령대 폭이 넓기 때문에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하므로, 소비자 선호 흐름을 다방면으로 주시하면서 균형 잡힌 구성을 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Q. 새 인터페이스에서 특별히 오프로드 주행에 도움을 주는 기능의 작동 상태를 운전자가 확인하기 쉽도록 고려한 것은 무엇이 있나?

A. 개인적으로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전방 카메라다. 카메라가 촬영한 전방 노면 상태는 대형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오프로드 환경에서는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맞춤형 앱 배치를 통해 한두 번의 터치만으로 곧바로 필요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다.

Q.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글꼴이 전반적으로 가늘어 보이는데, 글꼴 크기와 종류는 어떻게 정했나?

A. 글꼴을 정하기 위해 40~60가지 글꼴을 고려했고, 폭넓은 연령대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가독성을 시험해 지금의 글꼴을 정했다. 기본 전제는 운전자가 정보를 더 잘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모든 것이 다 중요해 보여 혼란을 주지 않도록, 크기, 굵기, 색깔 등을 구분해 효과적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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