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BMW 740i sDrive M 스포츠 패키지

평점: 9.0 / 10 ★★★★

돋보이는 점아쉬운 점
– 실내외에서 풍기는 압도적 분위기
– 높은 수준으로 겸비한 핸들링과 승차감
– 초대형 세단에 걸맞은 뒷좌석 경험
– 여전히 부담스러운 앞모습
– 느려터진 뒷좌석 전동 조절 기능

대중적 브랜드에 이어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도 세단의 인기는 전만 못하다. 21세기가 시작할 무렵만 해도 틈새 모델 취급을 받던 SUV가 어느새 대세로 확고히 자리를 잡은 결과다. 미국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2010년대 후반부터 세단들을 차근차근 정리해, 지금 팔리고 있는 모델들이 한 손으로 꼽고도 남을 정도다. 특히 유럽 F 세그먼트에 해당하는 대형 세단은 미국과 일본 업체들이 포기하거나 근근이 명맥만 잇고 있을 뿐이다. 대형 세단의 전통적 강자 중 하나였던 재규어가 몰락해 존재감을 완전히 잃은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변화의 일부다.

물론 성향이 좀 더 보수적인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중국과 우리나라, 중동과 같은 시장은 분위기가 좀 다르다. 그래서 독일 업체들의 대형 세단은 존재감이 더 돋보이고, 다른 브랜드들이 떠난 자리까지 메우고 있다. 비 독일 업체 차들 가운데에는 입지가 애매해진 렉서스 LS와 여러 면에서 독일 업체 차들을 염두에 두고 만든 현대의 제네시스 G90 정도가 눈에 들어올 뿐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BMW 7 시리즈, 아우디 A8의 입지를 위협하지는 못한다. 독일 업체들 역시 차지한 입지를 더 탄탄히 다지는 한편, 전기차 시대에도 경쟁력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대형 세단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업체마다 미래 전략과 제품 개발 방향은 물론 회사 규모도 다른 만큼, 지금과 같은 격동의 시대에 어떤 기술과 철학을 제품에 반영해 내놓는지 확인하는 것은 이만저만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7년여 만에 7세대로 완전 변경한 BMW 7 시리즈는 여러 면에서 궁금함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독일 3대 프리미엄 브랜드 대형 세단을 놓고 보면 완전 변경 시기가 S-클래스보다는 늦었지만 A8보다는 이르다. 7 시리즈보다 1년 반 남짓 먼저 선보인 신형 S-클래스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쓴 순수 전기 모델인 EQS와 나란히 팔리기는 하지만, 모델 성격이나 개념은 내연기관 중심의 전통적 대형 고급 세단의 틀을 지키고 있다. 현행 모델이 가장 먼저 나온 A8도 근본적으로 내연기관 중심 설계라는 점은 마찬가지다.

이번에 선보인 신형 7 시리즈는 두 경쟁 모델과는 기본 틀부터 다르다. 동력계 구성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했어’의 자동차 버전이다. 가솔린 및 디젤 엔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순수 전기 동력계를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모두 고를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연료 종류에 관계없이 내연기관에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기본으로 들어가고, 순수 전기 동력계를 제외한 나머지 동력계와 성능 수준을 달리 한 모델들은 시간차를 두고 나올 예정이다.

기본 모델 구성은 내연기관 중심의 동력계를 갖춘 7 시리즈와 순수 전기 동력계를 갖춘 i7로 나뉜다. 우리나라에는 직렬 6기통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을 얹은 740i 에스드라이브(sDrive)와 순수 전기 동력계를 갖춘 i7 엑스드라이브60(xDrive60)이 먼저 나왔다. 740i는 아직까지는 뒷바퀴굴림 구동계만, i7은 구동용 전기 모터 두 개를 각각 앞뒤 차축에 단 네바퀴굴림 구동계만 고를 수 있다.

이번 세대 7 시리즈의 뼈대가 흥미로운 점들은 또 있다. 우선 차체 길이를 단일화했다. 역대 7 시리즈 가운데 차체 길이가 두 가지로 나뉘지 않았던 것은 45년 전에 나온 1세대 모델뿐이다. 새 7 시리즈는 롱 휠베이스로 차체를 통일했다는 것이 BMW 측의 주장이다. 실제로 새 7 시리즈의 휠베이스는 이전 세대 롱 휠베이스 모델보다 5mm 더 긴 3,215mm다. 휠베이스와 차체가 길면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기 마련인데, 그와 관련된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겠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전 세대에서 여러 장점을 들며 강조했던 카본 코어(carbon core) 구조를 이어받지 않은 것이다. BMW로서는 인정하기 어렵겠지만, 기술적 우수성과는 별개로 안락함이 중요한 대형 세단의 특성과는 맞지 않는 점이 있었음을 반증하는 변화다. 

운전의 즐거움과는 별개로, 이전 세대를 포함해 여러 세대에 걸쳐 7 시리즈를 시승할 때마다 ‘덩치를 키운 5 시리즈’라는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있다. 크기와 차급에 걸맞지 않은 뒷좌석 승차감이나 주행 질감 때문이었다. 특히 이전 세대는 카본 코어 구조가 너무 뻣뻣해, 서스펜션과 잘 어우러지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BMW 개발자들은  새 7 시리즈를 개발하면서 차체 무게를 감내하더라도 모델의 격에 맞게 주행 질감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을 중요한 목표 중 하나로 삼은 듯하다.

실제로 뼈대가 달라진 새 7 시리즈는 큰 덩치만큼 무겁다. 이전 세대 롱 휠베이스 모델(G12)인 740Li의 공차중량이 1,845kg이었는데, 이번 세대 740i 에스드라이브는 2,165kg이다(모두 출시 시점 유럽 측정 기준. 740i 에스드라이브는 국내 인증 기준으로 2,205kg). 커진 차체, 추가된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늘어난 편의장비 등을 고려하더라도 차이가 상당히 크다. 대용량 고전압 배터리와 듀얼 모터를 단 i7 엑스드라이브60의 공차중량은 무려 2,715kg에 이를 정도다.

눈에 들어오는 차체가 주는 육중함의 수준은 남다르다. 일단 차체 자체가 크다. 5,390mm에 이르는 길이부터 이전 세대보다 130mm 커졌고, 너비는 1,950mm로 이전 세대보다 50mm 더 넓어져 일반 도로에서는 차로를 꽉 채우는 느낌을 줄 정도다. 심지어 차체 높이는 65mm 커진 1,545mm에 이른다. 크로스오버 SUV인 BMW X2(1,525mm)과 미니 컨트리맨(1,557mm)과 견줄 수 있을 정도다.

디자이너들은 공기저항, 효율, 성능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최근 나오는 세단들의 차체에 패스트백이나 쿠페 스타일을 접목하곤 한다. 그러나 BMW 디자이너들은 그와는 반대로 7 시리즈에 전통적인 3 박스 스타일을 한껏 강조했다. 나아가 여러 요소를 복잡하게 더하는 대신, 부드러우면서도 대담한 곡면 처리와 얕고 간결한 캐릭터 라인으로 덩어리 자체가 주는 존재감을 강조했다. 최근 나온 BMW 여러 모델처럼 요즘 BMW 디자이너들의 뛰어난 ‘면 뽑기’ 실력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위아래로 분리한 헤드램프와 이전 세대와 맞먹는 크기의 대형 그릴이 어우러진 앞모습은 보는 이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그릴 테두리를 감싸는 아이코닉 글로우 조명과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을 넣고 차 상태에 따라 조명 효과를 달리하는 주간주행등처럼 화려한 요소들이 대담하고 웅장한 느낌을 주는 다른 요소들과 대조를 이룬다. 상대적으로 얇은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좌우로 나뉘어 있고 넓은 면을 몇 개의 얇은 선이 가로지르는 뒷부분은 다른 방식으로 육중함을 표현한다.

도어 핸들은 차체 면 위로 돌출되는 부분이 없다. 깊이 파인 부분에 손을 넣어 위쪽을 당기듯 누르면 일반적 방식으로 열 수 있지만, 그 뒤의 네모난 부분을 누르면 도어가 전동 개폐장치가 작동해 자동으로 열린다. 도어에는 장애물 감지 센서가 있어서, 주변에 사람이나 장애물이 있으면 부딪치지 않을 만큼만 열리고, 차에 탄 뒤에도 도어 트림이나 대시보드 양쪽 가장자리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닫힌다. 도어 트림 팔걸이 아래에는 물리적으로 도어를 열 수 있는 레버도 있어서 고장이나 오작동에 대비했다.

정말 흥미로운 모습은 도어를 열면 드러나는 실내에 펼쳐진다. 앞좌석과 뒷좌석의 영역 구분이 뚜렷하다는 점은 새 7 시리즈가 이전 세대들과 뚜렷하게 다른 개념의 차라는 사실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준다. 단순히 대형 세단이기 때문에 뒷좌석 중심의 차로 못 박은 것이 아니라, 앞좌석은 앞좌석 대로, 뒷좌석은 뒷좌석 대로 공간이나 기능이 갖는 장점이나 매력을 잘 구현했다. 즉 차에 탄 사람에 대한 배려의 초점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다는 뜻이다.

앞좌석은 순수 전기 모델인 iX를 비롯한 최신 BMW 차들과 비슷한 구성이 돋보인다. 스티어링 휠 너머에 놓여 대시보드 가운데까지 이어지는 커브드 디스플레이, 차 크기에 비하면 지름이 작은 D컷 2 스포크 스티어링 휠 등과 더불어 큰 틀에서는 운전자 중심으로 공간을 배치했다.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 등 넓은 부분들은 가로로 펼친 형태로 만들어 차분한 느낌을 준다. 공기배출구도 시선이 바로 닿지 않는 곳에 숨겨 놓아서 산뜻하고 깔끔한 분위기를 더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대시보드를 가로질러 도어 트림까지 가늘게 이어지는 조명이다. 흔한 앰비언트 라이트들과 달리 크리스털 느낌의 표면 굴곡이 색다른 분위기를 만든다. 조명은 주행 모드나 기능 작동 상태에 따라 영역을 달리해 다른 색 빛을 내기도 하고 운전자가 직접 원하는 색을 설정할 수도 있다. 기어 셀렉터와 아이드라이브 컨트롤러, 좌석 조절 스위치 등에도 크리스털 소재를 썼고, 바워스 앤 윌킨스 오디오 시스템의 넓은 무광 스테인리스 스피커 그릴이 어우러져 답답한 느낌을 덜었다.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은 디자인과 해상도, 조작 반응 속도 모두 훌륭하다. 계기판과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정보와 그래픽 테마는 물론, 인포테인먼트나 차내 기능은 아주 세부적인 것들을 빼면 대부분 주행 중에도 계기판에서 설정을 확인하고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지 않고 원하는 대로 설정할 수 있어 편리하다. 계기판에 전방 카메라 영상과 함께 표시되는 증강현실 내비게이션도 정보 표시가 확실하다.

뒷좌석은 앞좌석과는 완전히 별개의 공간이라는 느낌이 들도록 꾸며져 있다. 많은 세단의 뒷좌석 공간은 도어 트림 디자인을 앞 도어와 통일감 있게 디자인하는 등 앞좌석 공간 디자인의 연장이라는 느낌을 준다. 그러나 새 7 시리즈의 뒷좌석은 눈에 보이는 디자인 요소들도 앞좌석과 완전히 다르고, 리무진의 격벽 역할을 하는 시어터 스크린을 내리고 나면 그런 느낌은 더 강해진다. 앞좌석에서는 뒷좌석을, 뒷좌석에서는 앞좌석을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를 만든다.

시어터 스크린이 주는 느낌은 사진이나 영상으로 봤을 때보다 훨씬 더 압도적이다. 긴 실내공간 덕분에 뒷좌석에 기대어 앉으면 보기 좋은 위치에 화면이 펼쳐진다. 스크린은 가로로 넓은데, 주 영상은 가운데 부분에 표시되고 좌우 여백 부분에는 현재 날짜나 지역 기온과 같은 정보가 표시된다. 아마도 여백 부분에는 나중에 광고나 콘텐츠 관련 부가 정보와 같은 것들을 넣을 듯하다. 선택 항목 전환이나 검색에 쓰는 리모컨 키패드 모양의 터치 인터페이스도 손 닿기 좋은 곳에 표시되는데, 주행 중에도 차체가 거의 흔들리지 않아 쉽게 조작할 수 있다.

뒷좌석은 센터 암레스트를 등받이로 접어 넣으면 세 명이 나란히 앉을 수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이런 성격의 차들이 대부분 그렇듯 가운데 자리보다는 좌우 좌석을 크게 만들었다. 차체나 실내 너비에 비하면 센터 암레스트가 좁아 보이는 이유다. 대신 웬만한 차들은 센터 암레스트에 모아놓았을 여러 편의기능 조절장치는 도어 트림에 단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로 옮겨 놓았다. 가운데 자리에 사람이 앉아도 무리 없이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뒷좌석 표면 가죽의 촉감은 부드럽고, 쿠션은 얇지만 푹신함이 적당하다. 공간의 넉넉함과 더불어 탑승자 모드 및 시어터 스크린 사용 여부에 따라 도어와 뒤 유리에 있는 선셰이드 작동을 연계할 수 있는 것도 흥미롭다. 특히 뒤 유리 선셰이드는 암막 커튼을 연상케 할 만큼 어둡다. 시어터 스크린의 빛 반사를 줄일 수 있고, 영상을 볼 때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다. 그러나 시어터 스크린을 쓰지 않을 때 펼치면 운전자가 룸미러로 뒤를 전혀 볼 수 없다.

뒷좌석에서 느낀 단점 하나는 뒷좌석 전동 조절 기능이 지루할 만큼 작동 속도가 느리다는 것. 동반석을 앞으로 밀어 뒷좌석 공간을 넓히는 워크인 기능도 느리기는 마찬가지다. 동반석을 앞으로 밀 때 운전자에게 동반석 쪽 사이드 미러가 가리지 않는지 확인하는 메시지가 뜨고, 시어터 스크린을 내렸을 때에는 뒷좌석에서 동반석을 조절할 때 간섭이 생기지 않는 범위 안에서만 작동되는 등 꼼꼼하게 신경 쓴 부분들이 눈에 띈다.

시승을 위해 차를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동력계가 주는 매끄러운 느낌이 예사롭지 않다. 직렬 6기통 엔진은 작동 특성상 진동이 적기 마련이다. 대신 터보차저의 힘을 빌어 출력을 높이는 구조 탓에, 엔진 회전영역이나 터보차저의 작동 상태에 따라 엔진이 힘을 내는 느낌이 부분적으로 매끄럽지 않은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740i 에스드라이브는 엔진의 물리적 구성이나 변속기의 작동 같은 것들이 거의 신경 쓰이지 않을 만큼 매끄럽고 효율적으로 움직인다.

변속기에 설치된 일체형 48V 스타터 제너레이터(ISG)가 아주 세련되게 엔진의 부족한 영역을 채우는 덕분이다. ISG는 주로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때나 주행 중 가속할 때 전기 모터로 작동하는데, 빠른 반응과 충분한 힘으로 엔진이 만들어내는 거친 감각을 상쇄하면서 동력계 전체가 힘을 온전히 가속에 쏟아부을 수 있도록 돕는다. 제원표에 나와 있는 엔진 출력이나 토크 숫자도 인상적이지만, 실제 가속감은 차의 덩치나 무게가 전혀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강렬하다.

주행 특성의 변화도 놀랍다. 물론 세대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었지만, 7 시리즈는 운전자 관점에서는 대부분 스포티한 성격에 편안함을 더해 다루고 몰기 좋은 차였다. 그런 느낌을 주는 가장 큰 이유는 세련된 동력계와 탄탄한 섀시의 조화였다. 다만 운전자에게 즐거움을 주는 특성들이 뒷좌석에 탄 사람에게도 늘 높은 수준의 만족감을 주지는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 세대마다 평가가 엇갈린 이유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 세대 모델은 좀 다르다. 뒷좌석에서 느낄 수 있는 만족감이 앞좌석과 거의 다르지 않다. 운전자는 차를 몰 때 쉽고 편하게 다룰 수 있고, 뒷좌석에 탄 사람은 차분하고 편안한 느낌으로 이동을 즐길 수 있다. 

스티어링 감각과 핸들링은 충분히 반응이 정확하고 빠른데, 그러면서도 차체는 거친 느낌 없이 매끄럽게 변화에 순응한다. 스티어링 휠로 느껴지는 바퀴의 움직임이나 반응이 약간 희미하기는 해도 무시해도 좋을 정도고, 뒷바퀴굴림 구동계를 쓰고 있지만 급가속할 때 차체 앞이 들리는 현상도 심하지 않다. 앞뒤 모두 에어 스프링을 쓴 어댑티브 서스펜션이 노면과 주행 상태를 읽고 대응하는 속도가 무척 빠른 덕분이다. 

그래서 웬만큼 빠른 페이스로 차를 몰아붙여도 가속 정도에 따른 앞바퀴 접지력 변화 때문에 운전자가 긴장할 일은 별로 없다. 게다가 국내에 판매되는 740i 에스드라이브에 기본으로 설치된 뒷바퀴 조향 시스템은 저속과 고속에서 모두 길이 5m가 넘는 차를 몰고 있다는 생각을 들지 않게 만든다. 긴 차체와 긴 휠베이스로 넓은 실내와 함께 직진 안정성 및 승차감을 뒷받침하면서 운전자가 차의 덩치에서 부담을 느끼지 않게 만든다는 대형차용 뒷바퀴 조향 시스템의 궁극적 목적은 훌륭하게 달성되었다.

한편 위아래 움직임을 알맞게 억제하고 좌우 균형도 빠르게 잡는 서스펜션은 너무 뻣뻣하지 않은 차체 구조와 어우러져 뒷좌석에 탄 사람에게 과거 어느 7 시리즈에서도 경험하지 못했던 수준의 안락함을 전한다. 시승차에 끼워진 편평비 35인 타이어와 21인치 휠은 노면에 따라 가는 진동을 실내로 전달하지만, 진동의 수준은 타이어 규격을 고려하면 아주 낮아서 승차감을 해칠 정도는 아니다.

특히 운전자가 조금 급하게 차로를 바꾸거나 코너링할 때에도 뒷좌석에 앉은 사람에게 차의 움직임이 부담스럽게 몸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꿨을 때 운전자가 느끼는 핸들링 반응 차이에 비해 뒷좌석 승차감의 변화가 적은 것도 인상적이다. 모처럼 BMW가 뒷좌석 승차감을 제대로 조율했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주행 보조 기능은 짧은 시승 시간 동안에는 별다른 불만이 없을 만큼 잘 작동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앞쪽에 끼어들었다 빠져나가는 차들을 비교적 빠르게 인식하고 대응하는 편이고, 가속과 감속 모두 강도에 관계없이 차의 움직임을 매끄럽게 조절한다. 차선을 카메라로 인식해 작동하는 차로 이탈 경고 및 방지 기능은 노면 빛 반사에 따라 드물게 오작동하긴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잘 작동했다.

새 7 시리즈에는 일일이 늘어놓기도 버거울 만큼 많은 기술이 담겨 있다. 브랜드 최상위 모델로 BMW 신기술의 집대성이라는 점은 이전 세대와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번 7 시리즈에서 가장 높이 평가하고 싶은 점은 7 시리즈의 전통적 장점인 성능과 차를 다루는 맛을 살리면서도 초대형 세단에 어울리는 뒷좌석 경험을 제대로 담은 것이다.

동급 정상의 자리는 누가 뭐래도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의 차지였지만, 새 7 시리즈는 어느 좌석에 앉더라도 그에 도전하거나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경험을 주는 차가 된 듯하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쓴 메르세데스-벤츠 EQS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탓에, 같은 뼈대로 만든 순수 전기 모델인 i7이 정말 궁금해지는 이유기도 하다.


[ 주요 제원 ]

BMW 740i sDrive M Sport package
차체형식
공차중량
4도어 5인승 세단
2,205kg
길이x너비x높이
휠베이스
트랙 앞/뒤
타이어 규격 앞/뒤
트렁크 용량
5,390×1,950×1,545mm
3,215mm
1,713mm / 1,736mm
255/40 R21 / 285/35 R21
540L (VDA 기준)
엔진 형식
최고출력
최대토크
연료탱크 용량
I6 3.0L (2,998cc) 가솔린 터보 + 48V ISG
381마력/5,200~6,250rpm + 18마력(13kW, ISG)
55.1kg∙m/1,850~5,000rpm + 20.4kg∙m(200Nm, ISG)
74L
변속기
굴림방식
자동 8단(AT)
뒷바퀴굴림(FR)
복합연비 (도심/고속도로)
CO2 배출량

에너지소비효율
10.7km/L (9.7km/L / 12.2km/L)
156g/km
4등급
기본값 (개별소비세 정상분 반영 기준)
시승차 값 (개별소비세 정상분/인하분 반영 기준)
1억 7,63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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