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터트렌드 한국판 2011년 12월호에 실린 글의 원본입니다. 여러 필자가 각자 우리나라에서 만나고 싶은 차 두 모델씩 골라 쓴 피처 기사의 일부입니다. ]

#1. 마쓰다 MX-5

운전의 묘미를 즐기기에 순수 스포츠카만큼 좋은 차도 없다. 운전기술에 따라 차를 즐길 수 있는 영역이 달라질 수 있는 앞 엔진 뒷바퀴 굴림 스포츠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국내에서 그런 성격의 차들은 값비싼 프리미엄 수입 브랜드에서만 고를 수 있다. GM대우 시절에 잠깐 나왔던 G2X가 조금 대중적인 대안이 될 수 있었지만, 여러 한계 때문에 단명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그런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차로 떠오르는 것이 마쓰다 MX-5다. MX-5는 현대적인 경량 2인승 앞 엔진 뒷바퀴 굴림 로드스터의 교본이라 할 만한 차다. 엔진 성능보다도 뛰어난 균형감과 핸들링을 통해 운전의 재미를 추구해 왔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일본 메이커들이 1990년대 후반 이후 대중적인 스포츠 모델을 포기한 가운데에도 MX-5는 유일하게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1990년대 전반기에는 일본에서는 RX-7이, 북미에서는 MX-5가 마쓰다의 스포츠 이미지를 이끌기도 했다. 

아마도 마쓰다가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고 하면, 이미지 리딩 모델로 반드시 들여올 차가 바로 MX-5일 것이다. 3세대인 지금의 MX-5는 국내에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6단 자동변속기도 선택할 수 있고, 소프트톱 모델과 함께 접이식 하드톱 컨버터블도 있으니 국내 소비자 취향에도 얼마든지 맞출 수 있다. 

솔직히 몇 년 전에 그레이 임포터 사업을 준비하던 지인과 함께 MX-5의 국내 수입을 추진한 적이 있었던 것도 그런 가능성이 엿보였기 때문이었다. 준비과정에서 환율이 급등하는 바람에 물거품이 되었지만, 아마도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었다면 지금쯤 MX-5의 오너가 되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2. 르노 윈드

컨버터블이 화려하고 멋진, 그리고 값비싼 차라는 통념은 일찌감치 푸조가 206CC를 내놓으면서 깨졌다. 물론 이전에도 작고 단순한 컨버터블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멋과 실용성을 모두 끌어안은 접이식 하드톱을 소형차에서도 경험할 수 있게 된 것은 전적으로 푸조의 공로다. 하지만 몸집이 한층 커진 207CC에 와서는 그마저도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르노 윈드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르노의 막내 모델인 트윙고에 뿌리를 두고 있는 윈드는 푸조 207CC보다도 한 체급 아래에 해당되는 차다. 기본적으로는 베이직 카에 가까운 셈이고, 그만큼 작은 차에 어울리는 단순함이 돋보인다. 복잡하게 꺾이고 접히는 일반적인 접이식 하드톱 대신, 간단히 좌석 위의 천장이 차체 뒤쪽으로 뒤집어지는 방식을 택했다. 지붕을 열고 닫는 시간도 짧을 뿐 아니라 고장이 날 염려도 적다.

스타일도 간결하지만 당차다. 좌석구성도 쓰임새가 애매한 뒷좌석을 아예 없애버리고(공간도 안 나오지만) 두 명만 탈 수 있게 했다. 편의장비나 꾸밈새도 최소한에 머무른다. 모름지기 작은 차일수록 단순하고 간결한 것이 미덕이기에, 과장 없는 이런 구성이 이 정도 크기의 차에는 가장 알맞다. 무엇보다도 윈드 정도 값이면 유럽에서는 젊은 사람들도 사서 즐기기에도 큰 부담이 없다.

국내에 르노삼성이 있음에도 이 차를 국내에서 만날 가능성이 제로에 가까운 이유는 여러 가지다. 컨버터블 시장이 좁은 만큼 국내에서 생산될 리도 없을뿐더러 가격경쟁력을 생각하면 수입판매도 불가능에 가깝다. 가장 큰 넘사벽은 역시 변속기가 수동 밖에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 작고 재미있는 차와 수동변속을 모두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은 마냥 안타까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