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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다이어리와 함께한 이달 복불복 시승의 주인공은 최근 페이스리프트한 모습으로 국내 판매를 시작한 지프 뉴 체로키다.

좋은데? vs. 나쁜데?

  • 좋은데? 비슷한 가격대 차에서 보기 드문 노면 지형별 주행특성 설정 시스템(셀렉터레인), 좀 더 단정해진 외모
  • 별론데? 투박한 내장재와 실내 꾸밈새, 심심한 온로드 주행 성능, 개선했다는데도 그저 그런 자동변속기

우리나라에 2014년 여름에 처음 출시한 5세대 체로키에 거의 4년 만에 이루어진 페이스리프트다. 체로키는 1984년 2세대 모델부터 모노코크 구조를 쓴 ‘도시형’ SUV를 표방했다. 그 뒤로 가장 큰 변화를 겪은 것이 지금의 5세대다. 지금 모델은 데뷔 당시에 피아트 계열 승용차 플랫폼과 가로배치 엔진 앞바퀴 굴림 바탕 AWD 시스템이 역대 체로키 중 처음 쓰인 것과 헤드램프를 위 아래로 분리해 독특해진 앞모습이 화제가 되었다. 특히 앞모습과 관련해서는 의견이 분분했지만, 그와는 별개로 체로키는 본고장인 미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지프 브랜드 판매를 탄탄하게 떠받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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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론지튜드(Longitude) 트림이 먼저 들어왔다. 장비 구성에 따라 기본형과 고급형인 하이(High)의 두 가지가 있고, 모두 2.4리터 ‘타이거샤크’ 가솔린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 AWD 구동계가 기본이다. 미국에서는 새로 개발한 2.0리터 ‘허리케인’ 가솔린 터보 엔진을 처음 써서 주목받고 있지만 수입 판매 계획은 알려지지 않았다. 대신 FCA 코리아는 하반기에 디젤 엔진을 올린 상위 모델 리미티드(Limited)와 오버랜드(Overland)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페이스리프트 이전에 2.0리터 디젤 엔진을 얹은 리미티드  모델을 시승한 적이 있었다. 일반 도로에서는 큰 감흥이 없었지만 도로 포장이 사라져야 빛이 나는 주행특성이 인상적이었다. 이번 시승에서는 시간 관계상 일반 도로를 벗어나보지 못했다. 오프로드 주행 기회가 주어진다면 좀 더 꼼꼼하게 살펴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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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페이스리프트에서 돋보이는 부분은 역시 얼굴이다. 앞 범퍼 안으로 들어갔던 헤드램프를 끌어올려 위쪽 주간주행등과 합쳤다. 평범한 헤드램프 구성으로 돌아간 셈이다. 그와 더불어 지프 고유의 7 슬롯 라디에이터 그릴을 살짝 손보고 앞 범퍼 디자인도 날렵해 보이도록 바꿨다. 물론 외모가 바뀐 부분은 얼굴에만 그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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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의 변화도 작지 않다. 범퍼에 있던 번호판이 테일게이트 중간으로 자리를 옮겼고, 테일램프도 구성을 바꾸면서 램프 구성에 LED 사용 범위를 넓혔다. 그 덕분에 허전했던 뒷모습이 좀 더 탄탄해 보인다.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테일게이트에는 가벼운 소재를 썼고, 모델에 따라 발 동작을 인식해 자동으로 열리는 핸즈프리 개방 기능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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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옆모습은 달라진 부분을 찾기 어렵다. 전형적 페이스리프트 패턴이다. 타이어는 미쉐린 프리머시 3 225/60 R 17 규격이다. 타이어 편평비가 높은 점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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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디자인은 이전 모델과 거의 같다. 부분적으로 내장재를 고급화하고 일부 장비 배치와 구성을 조절해 편의성을 높였다고는 하는데, 눈에 확 들어올 정도로 차이를 느끼기는 어렵다. 특히 좌석과 도어 트림에 쓰인 나파 가죽은 언뜻 보기에 인조가죽과 구별이 되지 않을 만큼 질감이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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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시보드 가운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스크린을 중심으로 크롬 테두리가 감싸고 있는 부분은 그랜드 체로키의 것과 닮았고, 구성 자체는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센터 페시아 아래에 있는 공조장치와 기어 레버 주변의 주행 관련 장비 다이얼 및 버튼도 여전히 크고 투박하다. 기어레버 앞쪽에 있던 외부 기기 연결 단자(미디어 센터 허브)는 위치를 일부 조정하면서 센터 페시아 바로 아래쪽에 스마트폰 한 개를 넣을 수 있을 정도의 수납공간이 생겼다. 그밖에 기본적인 수납공간은 고루 갖춰놓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크기가 작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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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공간은 국내 브랜드 중형 SUV 보다 조금 작게 느껴지지만, 이 차급 대부분 차들이 그렇듯 어른 4명이 타기에는 비교적 여유가 있다. 지상고에 비하면 좌석이 아주 높지 않고, 상대적으로 센터 콘솔은 낮은 편이어서 몸을 움직이기에 여유가 있다. 앞좌석은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크기에 쿠션이 폭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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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뒷좌석은 쿠션의 폭신함이 덜하고 굴곡이 적다. 뒷좌석은 전체가 6:4 비율로 나누어져, 개별적으로 슬라이딩과 폴딩, 등받이 각도 조절이 가능하다. 앞좌석을 끝까지 뒤로 밀지 않는 한, 꼿꼿이 서 있는 좌우 헤드레스트에 따로 손을 대지 않아도 뒷좌석 등받이를 단번에 접을 수 있다. 요즘 나오는 5인승 SUV는 뒷좌석과 적재공간 크기 조율을 어느 한쪽에 치우치게 만든 것들이 많은데, 체로키는 균형점을 잘 찾아 적당한 비율을 맞췄다. 어느 쪽도 여유가 크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부족하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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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재공간 운전석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던 카고 매니지먼트 시스템은 사라졌다. 아이디어는 좋았는데, 현실에서는 공간을 낭비하는 면이 있었다. 대신 좌우 벽면을 다듬어 유효 적재공간을 키웠다. 적재공간 바닥 아래에는 요즘 차들 흐름대로 스페어 타이어 대신 타이어 수리 키트를 넣었고 주변을 수납공간으로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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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판은 두 개의 원형 아날로그 계기 사이에 LCD 다기능 정보표시창이 있는 구성이 이어지고 있다. 가만히 살펴보면 페이스리프트 전보다 크롬 도금이나 금속 느낌 장식의 굵기를 가늘게 바꾼 것을 알 수 있다. 세련되어 보이게 만들려는 의도겠지만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느낌이다. 유커넥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UI 디자인이 개선되고 스마트폰 연동 기능이 보강되는 등 업그레이드되었다. 주요 정보는 한글로 표시되는데, 전과 마찬가지로 글꼴이 촌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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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 휠도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양쪽 스포크 안에는 꽤 많은 버튼이 들어 있는데, 왼쪽은 인포테인먼트, 오른쪽은 크루즈 컨트롤 등 주행제어 관련 기능 스위치다. 스포크 뒤쪽에는 오디오 음량과 채널 선택 버튼이 있고, 그 위에 전에 없던 변속 패들이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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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리터 타이거샤크 멀티에어2 가솔린 엔진은 다임러크라이슬러 시절에 현대와 공동개발한 월드 엔진에 뿌리를 두고 있다. 물론 크라이슬러 그룹이 피아트 그룹과 합병한 뒤 피아트의 가변밸브 기술인 멀티에어2가 더해졌지만 사골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기본 설계가 오래된 엔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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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마력의 최고출력, 23.4kg·m의 최대토크는 지금은 물론 5세대 모델 데뷔 당시에도 그리 대단한 성능은 아니었다. 게다가 자연흡기 엔진 특성상 회전수를 어느 정도 높여야 토크가 살아나므로 저속에서는 가속이 더디게 느껴질 때가 잦다. 가솔린 엔진인 만큼 디젤 엔진 모델보다 소음과 진동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저속 저회전으로 달릴 때에만 뚜렷하다. 고회전 때 엔진이 내는 소리가 조금 거친 톤이기 때문이다. 가솔린 엔진이지만 스톱/스타트 기능이 있어 연비 향상에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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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단 자동변속기는 연비를 고려해 서둘러 윗단으로 변속하는 스타일이다. 또한, 급가속 때 액셀러레이터를 깊게 밟으면 차근차근 아랫단으로 내리며 알맞은 단을 찾아가기 때문에 체감 가속반응이 느리다. 그래서 일상에서 운전할 때에는 마음을 느긋하게 가져야 한다. 물론 일단 4,000rpm 전후로 회전수를 올려놓으면 가속 반응은 나쁘지 않지만, 변속기를 자동 모드에 둔 채 가속하다가 액셀러레이터를 밟은 발에서 조금만 힘을 빼도 금세 윗단으로 변속되어 회전수가 낮아진다. 운전을 적극적으로 할 때에는 스티어링 휠에 있는 변속 패들을 잘 활용해야 한다. 페이스리프트와 더불어 자동변속기도 개선했다고 하는데, 엔진과 궁합이 잘 맞지 않는 느낌은 여전하다. 일반 도로 제한속도 범위 안에서 9단이 들어가는 일이 거의 없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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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감은 전반적으로 차분하지만, 포장도로에 딱 알맞게 조율한 느낌은 아니다. 요철에서 통통 튀기는 편이고, 고속주행 때 직진 안정성도 탁월하다고 할 수준은 아니다. 승용차 플랫폼으로 만든 차치고는 승용차 느낌이 크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오프로드 주행을 고려한 차에서 종종 느낄 수 있는 특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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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은 초기 반응이 살짝 둔하고 파워 스티어링도 약간 묵직하게 조율되어 있다. 커브가 이어진 길을 달려보면 차의 움직임은 비교적 안정감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운전 조작에 반응이 더디다는 점은 고려해서 운전해야 한다. 지형별 주행특성 설정 시스템인 셀렉터레인의 주행 모드는 자동, 눈길, 스포트, 모래/진흙의 네 가지인데, 그 중 스포트(Sport) 모드에 놓으면 뒷바퀴로 더 많은 구동력을 보내므로 코너링 때 핸들링이 좀 더 민첩해지는 느낌이 든다. AWD 시스템은 저속 기어가 따로 없는 액티브 드라이브 I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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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A 계열 차들은 전부터 값에 비해 ADAS 기능이 풍부한 편이었는데, 체로키도 시승차와 같은 론지튜드 하이 트림에는 저속 정차 및 출발 기능이 있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레인센스 차로이탈 경고 및 차로유지 보조, 전방추돌 경고 기능, 평행/직각 주차 보조 기능 등을 갖췄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일반 크루즈 컨트롤과 다른 버튼을 눌러 작동시켜야 하는데, 속도와 거리 설정 버튼은 일반 크루즈 컨트롤 기능과 공유하기 때문에 손가락을 움직이기 바쁘다. 차로유지 보조 기능은 차로 가운데로 달리도록 유지하기보다는 차로 이탈을 막아주는 성격으로 설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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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체로키 두 모델 중 어느 쪽을 고르는 게 좋겠냐고 묻는다면 300만 원을 더 주고 론지튜드 하이 트림을 추천하겠다. 기본적인 하드웨어는 거의 같지만, 하이 트림은 풍부한 ADAS 기능이 안전운전을 돕기 때문이다. 문제는 체로키의 비교 대상으로 동급 타사 모델을 떠올릴 때 생긴다. 값도, 크기도, 성능도, 꾸밈새도 절대우위에 있는 요소가 없다. 체로키를 일반적인 출퇴근용이나 일상에 쓸 가족용 차로 주로 쓸 사람들에게는 특히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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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체로키의 가장 큰 무기는 지프라는 브랜드 이미지, 믿음직한 오프로드 주행능력이다. 셀렉터레인 같은 장비를 갖췄다는 점도 강점이다. 다만 론지튜드 트림에는 저속 기어가 없는 탓에 오프로드 주행능력도 한계가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비슷한 성격과 가격대의 차를 구매하려 고민하고 있고, 그 중 체로키가 눈에 좀 더 크게 들어온다면, 답은 시시때때로 할인 또는 프로모션 찬스를 던지는 FCA 코리아가 쥐고 있으니 기다려 보기 바란다.

주요 제원

  • 모델 지프 체로키 론지튜드 하이 2.4 AWD
  • 기본값 4,790만 원
  • 크기 (길이x너비x높이) 4.66×1.86×1.69m
  • 휠베이스, 트랙(앞/뒤) 2.72m, 1.6/1.61m
  • 엔진 직렬 4기통 2.4리터 SOHC 가솔린
  • 최고출력/최대토크 177ps/23.4kgm
  • 변속기/구동계 자동 9단/AWD
  • 서스펜션 형식(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 타이어 규격(제품명) 225/60 R17, 미쉐린 프리머시 3
  • 공차중량, 이산화탄소 배출량 1.83톤, 187g/km
  • 공인연비(복합), 에너지소비효율 9.2km/리터, 5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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