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75주년 기념 미디어 겟어웨이 행사에 참석해 제주도에서 파나메라 터보 S를 몰며 느낀 점들은 이랬습니다.
개념만 생각하면 조금은 사치스럽고, 달리기를 경험하면 제 취향과 100% 맞아 떨어지는 차는 아닌 포르쉐 파나메라.
그러나 터보 S쯤 되면 관념과 취향에서 어긋나는 정도는 아주 좁아집니다. 모자람을 거의 느낄 수 없는 성능에, 솔직하면서도 뻣뻣하지 않은 반응에, 너그러울 때와 매몰찰 때를 정확히 가리는 분별력까지.
무게라는 짐은 넉넉한 힘으로 덜어내고, 커다란 덩치는 세련된 섀시로 다잡으니 터보 S쯤 되면 그닥 아쉬울 게 없는 차가 되어 버리죠. 나온지 제법 오래 되었지만, 주행 관련된 특성은 이제 익을대로 익어서 더 그렇습니다.
웬만한 포르쉐는 혼자 타고 싶은 생각이 들기 마련인데, 파나메라 터보 S는 가족이나 친한 사람 한둘과 같이 달리고 싶게 만듭니다. 이번에 달린 제주도 같은 곳이라면 더 좋겠죠.
여유가 적은 적재공간이 아쉽긴 한데, 영리한 포르쉐는 스포츠투리스모 또는 카이엔 같은 대안도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빌트인 내비게이션의 아쉬움도 카플레이라는 대안이 덜어줄 수 있고요. 그래서 이 차의 진짜 유일하게 아쉬운 점은 여전히 터치 스크린으로 조작해야 하는 송풍구 뿐.
울트라 럭셔리, 하이퍼카 같은 차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벌어야겠다는 의욕을 파나메라 터보 S가 다시금 불어넣어 줬습니다.
* 2023년 4월 포르쉐 코리아가 주관한 행사에서 포르쉐 코리아가 마련한 시승차를 몰고 촬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