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코리아가 2021년 4월 12일부터 픽업트럭 레인저(Ranger)를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입 픽업트럭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국내에서 가장 쉽게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은 아무래도 쉐보레 콜로라도를 꼽을 수 있습니다. 앞서 두 모델의 제원을 비교해본 것(링크: [제원 비교] 포드 레인저 VS. 쉐보레 콜로라도)도 그런 이유에서였고요.
다만 국내에서 픽업트럭 수요를 대부분 소화하고 있는 쌍용 렉스턴 스포츠와의 비교도 피할 수 없겠죠. 두 모델 모두 국내에는 디젤 엔진 모델만 판매된다는 점도 비슷합니다. 물론 국내에서 생산되는 렉스턴 스포츠는 모델 구성이나 선택의 폭이 훨씬 더 넓고 값도 훨씬 더 저렴해서 직접 비교가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적재함 크기나 적재중량 관점은 물론 전반적 상품 구성까지도 비슷한 점이 많은 만큼, 비교할 만한 가치는 있습니다. 레인저 와일드트랙은 4WD 시스템을 기본으로 갖춘 만큼, 2WD와 4WD를 선택할 수 있는 렉스턴 스포츠 칸 가운데에서 4WD 모델을 기준으로 공식 발표된 제원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 제원표 상에서 빨간색 굵은 글씨로 표시한 부분은 숫자가 클수록 좋은 항목이고, 파란색 굵은 글씨로 표시한 부분은 숫자가 작을수록 좋은 항목입니다.)
차체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과 쌍용 렉스턴 스포츠 칸은 모두 픽업트럭이면서, SUV를 형제/자매 모델로 두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레인저 와일드트랙은 에버레스트/인데버, 렉스턴 스포츠 칸은 렉스턴이 있죠. 다만 포드는 픽업트럭 기반으로 SUV를 만들었고, 쌍용은 SUV 기반으로 픽업트럭을 만들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개념과 설계의 출발점이 다르다는 것이죠.
두 모델은 휠베이스 차이가 10mm에 불과하지만, 길이는 레인저 쪽이 훨씬 더 깁니다. 이는 레인저 와일드트랙의 오버행이 렉스턴 스포츠 칸보다 더 길다는 뜻이죠. 일반적으로 오버행은 접근각과 이탈각에 영향을 주는 요소인 만큼 짧은 쪽이 험로 주행에 유리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물론 지상고와 휠 크기 등 다른 요소들과 함께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므로 오버행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너비는 렉스턴 스포츠 칸 쪽이 훨씬 더 넓습니다. 차의 체급 차이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죠. 앞뒤 바퀴 중심 사이의 거리인 트랙과 차체 너비 모두 렉스턴 스포츠 칸이 80mm 더 넓습니다. 높이도 20mm 더 높고요. 전반적인 실내 거주성은 SUV에서 파생된 렉스턴 스포츠 칸이 더 뛰어날 듯합니다. 그러면서도 상대적으로 렉스턴 스포츠 칸의 공차중량이 10% 이상 더 가벼운 점은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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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 항목 | 쌍용 렉스턴 스포츠 칸 4WD |
5,490mm (+95mm) | 길이 | 5,405mm |
1,870mm | 너비 | 1,950mm (+80mm) |
1,850mm | 높이 | 1,870mm (+20mm) |
3,220mm (+10mm) | 휠베이스 | 3,210mm |
1,560mm | 트랙 (앞) | 1,640mm (+80mm) |
1,560mm | 트랙 (뒤) | 1,640mm (+80mm) |
2,310kg | 공차중량 | 2,050kg (-260kg) |
265/60 R18 | 휠/타이어 규격 | 235/70 R17 255/60 R18 255/50 R20 |
동력계 및 구동계
레인저 와일드트랙의 2.0L 디젤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이 213마력, 최대토크가 51.0kg・m입니다. 변속기는 10단 자동이고요.
렉스턴 스포츠 칸의 2.2L 디젤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187마력, 최대토크 42.8kg・m의 성능을 냅니다. 페이스리프트한 올 뉴 렉스턴은 같은 엔진을 조율해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의 성능을 내지만, 여러 이유로 렉스턴 스포츠 칸의 엔진은 전과 같은 수준의 성능을 냅니다. 변속기도 올 뉴 렉스턴의 현대 트랜시스제 8단 자동이 아니라 전과 같은 아이신제 6단 자동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복합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은 두 차가 거의 같습니다. 도심 연비는 레인저 와일드트랙(9.2km/L)이 렉스턴 스포츠 칸(9.1km/L)보다 조금 더 낫고, 고속도로 연비는 렉스턴 스포츠 칸(11.3km/L)이 레인저 와일드트랙(11.2km/L)보다 조금 더 나아서, 복합 연비는 모두 10.0km/L를 기록했습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레인저 와일드트랙(195g/km)로 조금 더 적지만 차이는 1g/km에 불과합니다.
다단변속기는 연비 향상과 토크의 효율적 활용이라는 측면을 고려한 것이지만, 차 무게나 차체의 공기역학 특성, 타이어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만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물론 한 번 주유로 갈 수 있는 거리는 연료탱크가 5L 더 큰 레인저 와일드트랙이 더 길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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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 항목 | 쌍용 렉스턴 스포츠 칸 4WD |
직렬 4기통 디젤 터보 | 엔진 형식 | 직렬 4기통 디젤 터보 |
1,996cc | 배기량 | 2,157cc |
213마력/3,750rpm (+26마력) | 최고출력 | 187마력/3,800rpm |
51.0kg・m/1,750~2,000rpm (+8.2kg・m) | 최대토크 | 42.8kg・m/1,600~2,600rpm |
자동 10단 | 변속기 형식 | 자동 6단 |
4WD | 굴림방식 | 4WD |
10.0km/L | 표준연비 (복합) | 10.0km/L |
4등급 | 에너지소비효율 | 4등급 |
195g/km | CO2 배출량 | 196g/km |
80L | 연료탱크 크기 | 75L |
적재 및 견인 능력
적재함 크기와 견인 능력 등은 아래와 같은 차이가 있습니다(레인저 와일드트랙은 호주 자료 인용). 차체 너비에 비하면 적재함 너비는 두 차가 큰 차이가 없고, 적재함 길이는 렉스턴 스포츠 칸이 좀 더 깁니다. 최대 적재중량은 같은 리프 스프링을 쓰는 경우를 비교하면 렉스턴 스포츠 칸이 100kg 더 넉넉하지만, 최대 견인 능력은 레인저 와일드트랙이 500kg 더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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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 항목 | 쌍용 렉스턴 스포츠 칸 4WD |
1,575mm | 적재함 길이 | 1,610mm (+35mm) |
1,560mm | 적재함 너비 (전체) | 1,570mm (+10mm) |
600kg | 최대 적재중량 | 500kg (5링크/코일스프링) 700kg (리프스프링) |
3,500kg (+500kg) | 최대 견인 능력 | 3,000kg (*트레일러 히치 설치 시) |
요약 제원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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