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역사 자랑하는 차들의 남다른 장수 비결

[ 한국일보 2014년 4월 29일자에 실린 글입니다. ] 2013년 12월, 폭스바겐은 브라질에서 생산하던 미니버스 콤비(Kombi)의 생산을 중단했다. 이 차는 엔진과 편의장비, 실내 꾸밈새만 달라졌을뿐, 1967년에 처음 등장한 폭스바겐 타입 2 2세대 모델과 거의 같은 차다. 고향인 독일에서는 1979년에 생산이 끝났지만 멕시코와 브라질 등 저개발 국가에서 꾸준히 명맥을 이어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강화되는 환경과 안전규제에 더 이상 대응할 수 없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세계인의 사랑을 받으며 46년 동안 장수한 콤비처럼, 큰 변화 없이 오랫동안 생산된 차는 자동차 역사에도 무척 드물다. 1938년부터 2003년까지 무려 65년 동안 생산된 폭스바겐의 대표 차종 비틀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콤비의 나이를 뛰어넘어 비틀이 세운 기록을 넘보고 있는 … 오랜 역사 자랑하는 차들의 남다른 장수 비결 더보기

폭스바겐 비틀은 정말 포르쉐 박사의 아이디어였을까?

[ 한국일보 2014년 2월 18일자에 실린 글입니다. ] 폭스바겐 비틀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2천만 대 이상 생산된 명차 중 하나다. 또한 아돌프 히틀러의 뜻에 따라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가 설계한 국민차로도 유명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비틀이라고 하면 포르쉐 박사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그렇다면 비틀은 과연 포르쉐 박사의 아이디어로부터 나온 창작물일까? 포르쉐 박사가 국민차 개발을 시작한 것은 1934년이었고, 첫 시제품 비틀을 만든 것은 1938년이었다. 그런데 그보다 앞서 비슷한 설계와 모습을 지닌 차들이 여럿 나와 있었다. 1933년에 등장한 슈탄다르트 주페리오가 그 중 하나다. 하지만 이 차는 또 다른 기술자인 요제프 간츠의 설계가 밑바탕이 되었다. 그는 일찌기 누구나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국민차를 … 폭스바겐 비틀은 정말 포르쉐 박사의 아이디어였을까? 더보기

메탈헤드의 ‘카 북’ 읽기 (15) 서민의 발

[ 사이언스북스 DK 대백과사전 시리즈 ‘카 북’ 발행에 즈음해 2013년 5월부터 11월까지 사이언스북스 블로그에 연재한 글입니다. ] 저는 자동차가 세상의 모습을 가장 크게 바꿔 놓은 발명품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른 기술과 환경의 변화 덕분에 자동차가 탄생하고 발전할 수 있었지만, 자동차 때문에 사람의 생활과 세상의 모습이 달라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죠. 무엇보다도 자동차를 중심으로 하는 도로와 교통의 발달 덕분에 우리의 생활은 과거보다 많이 편해지고 자유로워진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그런 변화를 가져다 준 이유는 대중적인 자동차가 등장해 널리 보급된 것입니다. 자동차가 실험적이거나 부유층의 전유물에 머물렀다면 세상의 모습은 초기 산업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복잡한 기계 요소를 바탕으로 달리고 돌고 서는 기본적 기능을 … 메탈헤드의 ‘카 북’ 읽기 (15) 서민의 발 더보기

메탈헤드의 ‘카 북’ 읽기 (10) 모던 클래식의 바탕이 된 차

[ 사이언스북스 DK 대백과사전 시리즈 ‘카 북’ 발행에 즈음해 2013년 5월부터 11월까지 사이언스북스 블로그에 연재한 글입니다. ] 고전적인 스타일을 현대적 감각으로 되살리는 것을 흔히 모던 클래식(modern classic)이라고 합니다. 자동차에서는 주로 디자인에 모던 클래식 경향이 반영됩니다. 다른 말로는 복고풍을 뜻하는 레트로(retro)를 붙여 레트로 디자인이라고도 하죠. 레트로 디자인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역사는 반복된다’는 이야기에서도 읽을 수 있듯, 과거에 유행했던 것이 시간이 흐른 뒤에 새로운 유행처럼 느껴져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도 하구요. 다른 한편으로는 과거에 자리를 잘 잡은 디자인 또는 디자인 요소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자산이 되어, 시간을 뛰어넘어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기술 … 메탈헤드의 ‘카 북’ 읽기 (10) 모던 클래식의 바탕이 된 차 더보기

메탈헤드의 ‘카 북’ 읽기 (6) 포르셰 박사의 흔적

[ 사이언스북스 DK 대백과사전 시리즈 ‘카 북’ 발행에 즈음해 2013년 5월부터 11월까지 사이언스북스 블로그에 연재한 글입니다. ] 20세기는 누가 뭐라 해도 자동차의 세기였습니다. 19세기 말에 탄생한 자동차는 경쟁을 통해 짧은 시간 사이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고, 20세기의 이른 절반 동안 이미 세상의 모습을 바꿀 정도로 중요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20세기 인류의 생활 양식을 가장 크게 바꾼 도구 중 하나가 되지요. 이처럼 자동차 역사의 가장 뜨거운 시기에서 가장 화려한 족적을 남긴 기술자로는 페르디난트 포르셰(Ferdinand Porsche)를 들 수 있습니다. 20세기 말에 세계 여러 자동차 전문가들이 ‘세기의 차(Car of the Century)’와 함께 선정한 ‘세기의 자동차 엔지니어(Car Engineer of the Century)’에 그의 이름이 오른 데에서도 … 메탈헤드의 ‘카 북’ 읽기 (6) 포르셰 박사의 흔적 더보기

부자 3대

[ 모터 트렌드 한국판 2012년 4월호에 실린 글의 원본입니다. 내용은 필자가 부자라고 가정하고, 모터 트렌드 편집부가 마련한 13대의 차 가운데 자신의 취향을 대변하고 소유하고 싶은 차 세 대를 골라 그 이유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전적으로 가정에 바탕을 둔 소설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 평범하게 직장생활을 하다 은퇴하신 아버지와 평범한 주부로 일평생 살아오신 어머니. 이런 부모님 밑에서 자라 아무 밑천 없이 시작된 나의 사회생활은 ‘맨 땅에 헤딩’의 연속이었다. 그 수많았던 헤딩들이 내 밑천이 되었고, 20년 넘게 쌓은 밑천과 소심하고 깐깐한 성격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돌이켜보면 사람들이 흔히 얘기하는 자수성가라는 것이 내가 살아온 과정을 가장 간단하게 표현한 말인 듯하다. 살림살이는 넉넉해졌지만, … 부자 3대 더보기

35 Years of Golf GTI

[ 모터 매거진 2011년 8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 핫 해치의 대명사, 폭스바겐 골프 GTI가 올해로 탄생 35주년을 맞았다. 1세대부터 6세대까지 GTI의 계보를 돌아보고, 탄생 35주년을 기념해 치러진 뵈르터제 GTI 미팅에서 공개된 여러 GTI 기념 모델들도 함께 둘러본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 35 Years of Golf GTI 더보기

[책] Golf Generation: 좋은 자동차를 완성하는 45가지 기준

[ 2010년 12월에 네이버 블로그에 쓴 글입니다. ] 골프 제너레이션. 공을 다루는 스포츠인 골프가 아닌, 1974년에 태어난 폭스바겐의 대표차종 골프와 함께 성장한 세대를 뜻하는 말이다. 폭스바겐의 본고장인 독일, 혹은 유럽 대륙에서는 충분히 납득이 갈만한 단어이지만, 사실 골프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지 오래지 않은 국내에서는 그리 큰 의미를 갖지 못할 수도 있는 말이다. 그럼에도 이 책에 ‘골프 제너레이션’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뭘까. 아마도 현재 국내의 수입차 시장에서 골프가 갖는 이미지와 골프 소비자들의 성향이 해외의 ‘골프 제너레이션’에 속하는 사람들과 얼추 맞아떨어지거나, 점차 그렇게 변해가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미 오래 전부터 대중적인 차로 자리잡은 해외에서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골프는 30대의 젊은, 그리고 평범한 직장인들이 갖고 … [책] Golf Generation: 좋은 자동차를 완성하는 45가지 기준 더보기

밝고 맑은 미래를 위한 움직임, 블루모션

[ 폭스바겐 코리아 사보 Das Auto 2010년 9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 모든 자동차 메이커들은 항상 미래를 이야기한다. 더 나은 품질, 더 강력한 성능, 더 편리한 장비들로 밝은 미래를 약속한다. 하지만 이런 약속들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수많은 달콤한 메시지들은 자동차가 갖는 근본적 한계에 대한 면죄부를 얻기 위한 방편이라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자동차가 인류 생활에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면서, 자동차가 주는 편리함을 위해 인류는 많은 것을 희생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환경오염과 관련된 이슈는 자동차가 맞닥뜨리는 가장 심각한 주제가 되었다. 화석연료의 대량소비가 낳는 폐해,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는 원죄, 범세계적인 자원이용의 빈부격차 같은 이슈들은 자동차를 오염과 낭비의 원흉으로 … 밝고 맑은 미래를 위한 움직임, 블루모션 더보기

전통과 진화를 소통하는 공간, 독일 메이커의 자동차 박물관

[ 월간 CEO 2010년 6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 자동차의 역사도 이미 한 세기를 넘어 역사적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는 소재가 되었다. 역사 속에서 시대의 문화적 흐름과 사회적 현상을 반영해온 만큼, 자동차를 주제로 삼는 박물관도 세계 곳곳에 많이 자리하고 있다. 필자가 해외 취재를 통해 둘러 본 여러 자동차 박물관들 중에서도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독일 자동차 메이커들이 만들어 운영하는 곳들이었다. 이들 박물관은 규모와 전시 및 소장품의 풍부함에서부터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이들 박물관이 연간 수십만 명이 방문할 정도로 대중적으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에서 이들 박물관을 찾는 이들도 적지 않지만,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역시 그들의 본고장인 독일 사람들이다. 필자가 … 전통과 진화를 소통하는 공간, 독일 메이커의 자동차 박물관 더보기

1946 폭스바겐 타입 1

[2008년 3월 GM대우 A/S사업부 사내보 ‘고객사랑’에 실린 글입니다] 1929년 미국에서 시작된 경제 대공황의 여파는 전세계를 휩쓸고 독일에도 상륙했다. 1차 세계대전의 상처를 딛고 일어서려던 독일 경제는 다시 주저앉았고, 기업 도산과 실업자 증가 등이 줄을 이으며 사회가 불안해졌다. 이 틈을 타 경제재건을 약속한 나치당과 총수 히틀러가 서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1933년 독일의 권력을 휘어잡았다. 히틀러는 경제계, 군부와 외교적인 뒷받침을 통해 경제를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고,군비를 증강하여 독일의 국제적인 입지를 높임으로써 국민들의 신망을 얻을 수 있었다. 히틀러는 이처럼 경제를 일으키고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 자동차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그는 포드 모델 T가 보여준 대량생산체제의 위력에 크게 감동받았고, 자동차를 축으로 하는 규모의 경제가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리라는 … 1946 폭스바겐 타입 1 더보기

자동차 명인 ‘포르셰’ 전범 재판정 선 사연

[ 동아일보 2003년 2월 10일자에 실린 글입니다. ] 많은 사람들이 ‘포르셰(porsche)’라고 하면 매력적인 스타일의 고성능 스포츠카를 떠올린다. 자동차에 좀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포르셰’라는 이름에서 20세기 자동차 역사에 가장 훌륭한 기술자로 평가받는 페르디난트 포르셰(1875∼1952)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정작 페르디난트 포르셰는 자신의 이름을 붙인 스포츠카를 만든 적이 없었다. 더욱이 그는 정규 대학교육도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포르셰가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히틀러의 요청으로 폴크스바겐의 딱정벌레 차, 비틀(Beetle)을 만들면서부터이다. 1936년 첫 비틀이 나오기 이전 이미 그는 뛰어난 자동차 기술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전기와 기계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던 그는 18세 때 오스트리아의 한 회사에서 일과 공부를 함께하게 됐다. 낮에는 회사에서 일하고, 밤에는 … 자동차 명인 ‘포르셰’ 전범 재판정 선 사연 더보기

2002 폭스바겐 보라

[ 한겨레신문 2002년 7월 30일자에 실린 글입니다. ] 수년 전 유행했던 ‘1년을 입어도 10년 된 듯한, 10년을 입어도 1년 된 듯한 옷’이라는 광고문안이 있다. 좋은 옷은 언제 입어도 편안해야 한다는 의미다. 마찬가지로, 강렬한 인상의 스타일이나 성능을 과시하는 수치만으로 사람을 놀라게 만드는 차보다는, 모난 곳 없이 편안한 느낌을 주는 차가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기 마련이다. 독일을 대표하는 자동차 상표 중의 하나인 폴크스바겐이 이번에 국내에 선보인 보라가 바로 그런 차다. 보라는 폴크스바겐의 베스트셀러 해치백인 골프의 세단형 모델로, 미국에서는 ‘제타’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미국시장의 제타는 3년 연속으로 동급 승용차 중 소비자 만족도 1위를 차지해 왔다. 치장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수수한 스타일에 선뜻 눈길이 가지 … 2002 폭스바겐 보라 더보기

2000 폭스바겐 뉴 비틀 2.0

[ 월간 자동차생활 2000년 8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 되돌아볼 수 있는 과거가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 과거가 영화로운 것이었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폭스바겐 뉴 비틀은 그런 영화로운 과거를 오늘에 되살린 차다. 오리지널 비틀만큼 뉴 비틀도 컬트카의 자질을 갖추고 있다. 옛 비틀은 평범한 차가 대중에 의해 컬트카가 되었다면 뉴 비틀은 대중을 위한 컬트카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일 것이다.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실물의 덩치는 훨씬 더 크다. 옛 비틀 모양의 풍선에 입김을 많이 불어넣으면 이런 모양이 나올까. 단아하고 클래식한 비틀이 골프의 뼈대 덕분에 훨씬 빵빵해졌다. 사실 뉴 비틀은 겉으로 보이는 부분만 비틀일 뿐 알맹이는 골프와 같다. 섀시는 물론 2.0리터 115마력 엔진 역시 … 2000 폭스바겐 뉴 비틀 2.0 더보기

2000 폭스바겐 골프 GTI

[자동차생활 2000년 8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늦은 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여의도 사무실을 나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한강 둔치에 세워둔 차를 향해 걸어간다.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으면, 저만치서 요즘 유행하는 노래가 베이스만 ‘쿵쿵’거리며 가까워진다. 시선을 돌리면 형형색색의 안개등, 네온빛이 소리와 함께 … 2000 폭스바겐 골프 GTI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