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296 GTB 국내 첫 공개

페라리 국내 공식 수입 및 판매사인 (주)FMK는 2022년 1월 20일에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296 GTB를 우리나라에 처음 공개했습니다. 296 GTB는 페라리의 세 번째 양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PHEV)이면서, 브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V6 가솔린 터보 엔진과 전기 모터를 결합한 동력계를 갖춘 모델이기도 합니다. 시스템 출력 830마력의 강력한 힘으로 시속 100km 정지 가속 시간 2.9초, 최고속도 시속 330km 이상의 달리기 실력을 발휘합니다. 다만 아직 국내 인증을 받지 않았고, 기본값도 확정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296 GTB라는 모델 이름은 엔진 배기량(2.992L에서 L 단위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과 엔진 실린더 수(6)를 조합한 숫자와 그란 투리스모 베를리네타(Gran Turismo Berlinetta, 그랜드 투어링 쿠페)의 머리글자를 조합한 것입니다. F8 트리뷰토나 SF90 스트라달레 같은 차들과는 달리, 488 GTB처럼 좀 더 전통적인 이름짓기 체계를 따랐습니다. 이는 페라리에서 전례가 없었던 동력계를 쓰고는 있지만, 정통성 있는 차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물론 동력계는 페라리의 다른 V8 엔진 모델들처럼 뒤차축 앞에 세로로 배치했습니다.

디자인은 요즘 페라리 차들의 특징인 공기역학 특성을 최적화한 차체 형태에 날카로운 요소들을 넣는 한편, 역대 페라리 명차들에 쓰인 특징적 요소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구석구석 배치했습니다. 특히 차체 뒤쪽은 1963년형 250 LM 경주차의 스타일과 많이 닮았죠. 물론 곳곳에 능동적 공기역학 기술과 구조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뒤 범퍼와 통합되어 있는 액티브 리어 스포일러가 대표적인데요. 평상시에는 차체 일부처럼 드러나지 않다가, 강력한 다운포스가 필요할 때에는 차체 바깥쪽으로 펼쳐집니다. 이렇게 펼쳐진 스포일러는 뒤 차축에 걸리는 다운포스를 100kg 더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내부 디자인은 SF90 스트라달레의 풀 디지털 인터페이스 요소들을 이어받아, 주요 요소들의 구성은 비슷해 보이면서 간결하고 단순한 형태를 이루도록 표현되었습니다. 당연히 주요 장비와 기능은 운전자 중심으로 배치되었지만, 동반석 앞에도 디스플레이를 마련해 동승자도 주행 경험을 좀 더 직접적으로 공유할 수 있습니다. 대형 LCD 계기판과 각종 버튼을 대체하는 터치식 조절장치들도 신선합니다.

하이브리드 동력계로 출중한 성능을 내지만, 페라리는 정통성에 관한 논란을 잠재우려는 듯 과거 경주차에 V6 엔진을 쓴 적도 있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1961년과 1962년 타르가 플로리오 경주에서 우승한 246 SP, 1961년 포뮬러 원(F1) 세계 선수권에서 컨스트럭터 타이틀을 페라리에게 안겨준 156 F1 이야기도 있고요. 1981년의 126 CK로 시작해 1984년 126 C4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발전하며 1982년과 1983년에 페라리를 F1 컨스트럭터 챔피언에 오르게 한 V6 터보 엔진(1.5L)도 언급했습니다. 그리고 2014년 이후 F1의 기본 동력계 구성이 된 V6 터보 하이브리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고요. 간단히 말하자면 근본 없는 동력계는 아니라는 이야기가 하고 싶은 겁니다.

296 GTB의 동력계 구성은 SF90 스트라달레에 쓰인 V8 엔진 하이브리드 구성에서 엔진 크기를 줄이고 하이브리드 특성은 더 발전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뱅크각을 120°로 설계한 V6 엔진은 실린더 뱅크 사이에 터보차저를 배치해 엔진 구성요소의 크기를 줄이면서 무게중심을 낮췄습니다. 아울러 열 관리 효율도 높였고요. 엔진 최고출력은 663마력, 전기 모터 출력은 167마력(122kW)으로 합산 830마력의 출력을 냅니다. 최대토크는 75.4kgm(740Nm)에 이르고요. 전기 모터용 배터리의 용량은 7.45kWh입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카여서 외부 전원을 연결해 미리 충전할 수 있고, 전동화 특성을 고려한 동력계 사용 모드도 네 가지가 마련되었습니다. 전기 모터만의 힘으로 달리는 이드라이브(eDrive) 모드로는 최고 시속 135km의 속도와 최대 25km 거리까지 달릴 수 있다고 하네요. 하이브리드(Hybrid) 모드에서는 전기 모터를 주로 쓰면서 강력한 출력이 필요할 때에는 엔진히 힘을 보태는 식으로 작동하고요. 한편 엔진이 항상 작동하면서 배터리 효율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퍼포먼스(Performance) 모드와 동력계 성능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설정하는 퀄리파이(Qualify) 모드도 있습니다.

동역학 특성은 강력한 성능을 바탕으로 운전의 즐거움을 높일 수 있도록 새로운 기술과 기존 기술을 발전시킨 것들을 폭넓게 반영했습니다. 엔진과 전기 모터의 동력 전달을 제어하는 트랜지션 매니저 액추에이터(Transition Manager Actuator, TMA)와 자동차 업계 처음으로 쓰인 6방향 섀시 다이내믹 센서(6-way Chassis Dynamic Sensor, 6w-CDS) 등이 새로 개발되었고, 6w-CDS와 통합된 ABS 에보(evo) 등이 역동적 주행 특성을 뒷받침합니다.

296 GTB는 한층 더 역동적 성능을 경험할 수 있는 아세토 피오라노(Assetto Fiorano) 패키지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주요 부품을 가벼운 것으로 교체해 무게를 12kg 이상 줄이고, 핸들링 반응과 주행 안정성을 높이는 공기역학 솔루션과 멀티매틱(Multimatic) 조절식 쇼크 업소버, 앞 범퍼에 부착해 다운포스를 10kg 더 높이는 부품을 비롯해 실내외 곳곳에 쓰인 탄소섬유 소재 등이 일반 모델과의 차점입니다. 전용 리버리는 250LM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고요.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앞서 글로벌 공개 행사에 즈음해 올린 글(링크: 페라리, 첫 V6 하이브리드 모델인 296 GTB 공개)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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