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996년생” – 25년 전에 태어난 자동차 25 모델 (2)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인 1996년에 처음 등장한 차들을 돌아보는 기사의 두 번째 조각입니다. 첫 번째(링크) 글에 이어, 탄생 25주년을 맞은 또 다른 다섯 모델을 하나하나 둘러보겠습니다.


#06. 메르세데스-벤츠 SLK-클래스 (R170)

W201 190 클래스를 시작으로 소형차 영역으로 발을 넓히기 시작한 메르세데스-벤츠가 2인승 컨버터블 분야에 처음 내놓은 모델이 1세대 SLK-클래스 (R170)입니다. 그보다 앞서 선보인 콘셉트카를 통해 먼저 분위기를 살폈고, 일부 디자인을 다듬어 1996년에 생산과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브루노 사코가 메르세데스-벤츠 디자인을 지휘하던 막바지에 나온 모델이어서, 모서리를 부드럽게 만든 차체와 크롬 장식을 줄인 그릴, 삼각형에 가까운 형태로 만든 테일램프 등 당시 메르세데스-벤츠의 공통적 스타일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었죠.

특히 전동유압 접이식 하드톱인 바리오 루프(Vario-roof)를 처음으로 선보여 화제가 되었고, 한동안 비슷한 형식의 하드톱 컨버터블이 유행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크기는 작지만 비교적 스포티함과 편안함의 균형을 잘 잡은 승차감이 특징이었죠. 3세대까지 꾸준히 이어지며 후반에 SLC-클래스로 이름을 바꾸었지만 아쉽게도 최근 생산이 중단되었습니다.

#07. 메르세데스-벤츠 비토 / V-클래스 (W638)

쌍용 이스타나의 전신인 MB 100 상용 밴의 뒤를 이은 메르세데스-벤츠의 2세대 앞바퀴굴림 미니밴으로 1996년에 나온 모델이 비토/V-클래스(W638)입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스프린터의 아랫급 모델이죠.

상용차 개념에 충실했던 MB 100과 달리, W638은 승용 MPV의 성격을 지닌 모델도 함께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상용 모델은 비토(Vito), MPV는 비아노(Viano)라는 이름으로 구분했죠. 물론 비아노는 실내를 고급스럽게 꾸미고 서스펜션도 승차감을 좋게 만드는 쪽으로 손질했습니다.

이후 두 번의 모델 체인지를 거쳐 지금도 생산되고 있고, 상용 버전인 비토는 같은 이름(미국에는 메트리스라는 이름으로 팔립니다)을 지키고 있지만 비아노는 V-클래스로 바뀌어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물론 V-클래스는 갈수록 더 호화로운 모습으로 바뀌었고, 지금은 고급 버전인 마르코폴로 등 가지치기 모델도 나오고 있습니다.

#08. 미츠비시 챌린저 / 파제로 스포트

큰 인기를 얻은 파제로의 입지가 탄탄해지면서, 파제로보다 좀 더 보편적 성격의 오프로더로 발을 넓히기 위해 만든 모델이 챌린저/파제로 스포트(일부 지역에는 몬테로 스포트라는 이름으로 팔림)입니다.

출시 당시 팔리고 있던 2세대 파제로를 연상시키는 디자인 요소들을 넣긴 했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미츠비씨가 만들고 있던 스트라다(L200) 픽업트럭의 구조가 바탕이 되었습니다. 뼈대가 다른 차였죠.

픽업트럭 섀시를 활용한 것이 승차감에는 악영향을 주었지만, 뼈대가 견고하다는 점이 동남아시아 등 일부 시장에서는 설득력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일본에서 판매가 중단된 뒤에는 아예 저개발국가용으로 노선을 변경해 픽업트럭인 스트라다/트라이톤/L200과 나란히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09. 볼보 S70 / V70

DAF 계열이 아닌 볼보 계열의 앞바퀴굴림 모델로 호평과 인기를 동시에 얻은 850의 페이스리프트 버전이 S70과 V70입니다. 좀 더 앞서 등장한 S40/V40부터 쓰기 시작한 새 모델 이름 체계를 반영해, 세단은 S, 왜건은 V로 시작하는 이름을 썼습니다.

실내외 모습은 좀 더 부드럽게 다듬었지만, 뼈대와 동력계 등 기술적 요소들은 850을 대부분 이어받았죠. 모델 구성도 마찬가지로, 앞바퀴굴림 구동계가 기본이었지만 AWD도 마련했고, 세단과 왜건 모두 고성능 버전인 R도 있었습니다.

이 모델에서 주목할 만한 모델로는 볼보 크로스컨트리 모델의 시초라 할 수 있는 V70 XC를 들 수 있습니다. V70 AWD를 바탕으로 지상고를 높이고 차체 아래쪽에 어두운 색 플라스틱 장식을 노출시켜 오프로더 분위기를 낸 것이 특징이죠.

#10. 시트로엥 베를링고

프랑스 브랜드들은 꽤 오래 전부터 소형 승용차 기반의 상용 밴을 만든 역사가 있는데요. 그 개념을 좀 더 확장시켜 소형 밴과 실용성 높은 MPV의 개념을 결합해 완성도 높은 독립 모델로 만든 첫 사례라 할 수 있는 모델이 시트로엥 베를링고(Berlingo)입니다. 상용 버전은 베를링고, 승용 버전은 베를링고 멀티스페이스(Multispace)라는 이름으로 팔렸고요.

차급은 소형이지만 일반적인 해치백보다 지붕이 훨씬 더 높은 2박스 미니밴 스타일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베를링고가 인기를 끌자, 나중에 자매 브랜드인 푸조도 같은 차를 푸조 스타일로 바꾼 파트너를 내놓았고요. 프랑스 내 경쟁 브랜드인 르노도 이에 뒤질세라 이듬해 캉구(Kangoo)를 내놓을 만큼 프랑스 소비자들의 취향이나 도로 환경을 잘 반영한 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유럽 다른 나라들에서도 꾸준히 찾는 사람들이 있고요.

지금의 3세대 모델은 PSA가 인수한 오펠/복스홀 브랜드는 물론이고 토요타 브랜드로도 팔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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