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A7 3.0 TFSI 콰트로

[ 오토카 한국판 2011년 8월호에 실린 글의 원본입니다. ]

아우디 대형차의 주행감각에 새로운 시대가 열리다

메르세데스-벤츠 CLS가 성공을 거두자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앞 다투어 4도어 쿠페 혹은 그와 비슷한 모델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신중한 아우디는 다른 브랜드들의 움직임을 지켜본 후 뒤늦게 그 대열에 합류했다. 아직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A6 세단 플랫폼을 이용해 만든 A7이 그 주인공이다. 지붕선이 차체 뒤쪽까지 매끄럽게 떨어지는 패스트백 스타일의 해치백이라는 점이 A7의 외형상 가장 큰 특징이다. 아랫급인 A5 스포트백과 닮은꼴이지만 국내에는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이런 형태를 만나볼 수 있는 아우디는 아직까지 A7이 유일하다.

세단의 성격을 갖고 있지만 스포티하게 보이도록 차체의 볼륨감을 A6보다 더 키운 느낌이다. 특히 떡 벌어진 어깨에 가늘게 더한 캐릭터 라인이 잘 조화되어 안정적인 인상을 준다. 전체적으로 날렵한 스타일 덕분에 길이가 5m에 육박하는 큰 차체가 그리 커 보이지 않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날카로운 LED 헤드램프와 넓어 보이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조화도 멋스럽다. 다만 과거 아우디 100 쿠페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하는 뒤쪽 옆 부분은 보는 관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듯하다. 한껏 넓게 펼쳐 놓은 테일램프는 뒤따르는 차에게 A7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킬 것이다. 

유리 주변에 프레임이 없는 도어를 열고 실내로 들어서면, 섬세하면서도 아늑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펼쳐진다. 수평적인 디자인의 대시보드는 디자인을 통해 운전석과 동반석의 영역 구분을 확실히 했다. 특히 동반석 앞의 넓은 부분은 사진으로 느끼기 힘든 곡면이 멋스럽다. 장비배치와 구성은 여느 아우디 차들과 비슷하다. 계기판의 해상도 높은 디스플레이와 대시보드에서 펼쳐져 나오는 스크린, 그리고 필기 인식 터치패드가 더해진 새로운 MMI 시스템은 편리하면서도 최신 기술로 만든 차를 타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소재? 조립품질? 오랫동안 그래왔듯, 아우디는 의심할 필요 없이 기대를 만족시킨다. 커다란 해치의 가동부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한 모습을 보고 불만을 가질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낮은 위치에 놓인 운전석에 앉아 차 크기에 비해 지름이 작은 스티어링 휠을 손에 쥐면 열심히 달려야겠다는 생각부터 든다. 여러 면에서 운전자를 즐겁게 하기에 충분한 운전공간에서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기어 레버다. 뭉툭한 노브 부분은 손에 쥐기 딱 좋은 크기이지만 길이가 길어 스포티한 느낌을 반감시킨다. 물론 변속 패들이라는 대안이 있기는 하다. 차체 외부의 어깨가 강조된 탓에 실내는 차 크기에 비하면 대단히 넓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이런 느낌은 벤츠 CLS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공간적으로 전혀 아쉬울 것은 없다.

3명이 앉을 수 있는 뒷좌석도 폭과 머리 위 공간 모두 여유 있다. 다만 뒷좌석의 밋밋한 굴곡과 꾸밈새 때문에 앞좌석에 앉은 것처럼 달리기에 몰입하기 어려워 보인다. 벤츠 CLS, BMW GT, 포르쉐 파나메라 같은 차들과 뚜렷하게 구분되는 부분이다. 세단 베이스인 만큼 짐 공간이 넉넉하고, 큰 해치 덕분에 짐을 싣고 내리기 편리하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V6 3.0L 직접분사 엔진에는 TFSI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지만 터보가 아닌 수퍼차저가 힘을 보탠다. 44.9kg·m의 최대토크는 2,900rpm부터 이어지지만 그 영역까지 다가가는 과정에서도 느긋함을 보이지 않는다. 출력에 비해 더 잘 달리는 느낌은 차의 크기를 짐작하기 힘들게 만드는 핸들링으로 이어진다. 새로운 크라운 기어 센터 디퍼렌셜은 빠른 앞뒤 토크배분으로 코너링의 신뢰감을 높인다. 콰트로 특유의 앞이 둔한 느낌은 필요한 순간에 부드럽게 사라진다. 알찬 질감은 적지만, 부드럽고 매끄러운 스티어링과 더불어 이렇게 가볍게 움직이는 아우디는 이전에 겪어본 적이 없다. 그렇다고 후륜구동만큼 예리한 것은 아니다.

8단 자동변속기는 변속충격이 거의 없고, 드라이브 셀렉트에서 다이내믹 모드를 선택하더라도 정지하기 직전에만 희미하게 변속된다는 것을 알려줄 뿐이다. 시원한 가속반응이 달리기를 즐겁게 만들면서도 부드럽게 몰면 휘발유 엔진으로서는 뛰어난 연비를 보여주는 것도 엔진 회전수를 낮은 영역으로 묶어놓는 8단 자동변속기 덕분이다. 운전자 중심의 차로서는 매우 쾌적한 주행감각이다. 승차감도 편안함과 단단함의 균형을 잘 찾아낸 느낌이다. 다만 다이내믹 모드에서는 시내의 거친 도로에서 가늘지만 꾸준히 거슬리는 진동이 느껴진다. 

콰트로 시스템이 쓰인 아우디 차를 모는 것은 늘 든든했다. 진화된 콰트로는 이제 대형 아우디에서도 운전 재미를 느끼게 해 주고 있다. 덕분에 A7은 스타일만으로 평가하기에 아까운 차가 되었다. 물론 차 값을 생각하면 그 정도 능력은 당연히 갖춰야 옳다.

평점: 9.0/10 – 신선한 스타일은 찬반양론이 갈리겠지만 달리기만큼은 반기를 들기 힘들다

  • 장점: 흠 잡을 데 없는 실내 공간, 매끄러운 승차감과 스티어링, 질감이 뛰어난 파워트레인
  • 단점: 밋밋한 뒷좌석, 꾸준히 이어지는 가는 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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