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K8을 공식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다 보니 현대 그랜저와 함께 국내 브랜드 중대형(흔히 준대형이라고 하는) 세단 시장을 양분하게 되었던 K7의 실질적 후속 모델이죠.
K7과 그랜저는 형제(또는 자매) 브랜드가 만드는 탓에 많은 요소를 공유하면서도 차별화와 경쟁에 골머리를 앓아야 하는 운명을 타고났습니다.
다만 1세대 K7 이후로 기아가 새 플랫폼을 먼저 쓴 다음에 그랜저에 넘겨주는 식의 모델 변경이 이루어져 왔습니다. 지금의 그랜저는 페이스리프트와 더불어 크게 바뀌기는 했지만 여전히 IG에서 파생된 한 세대 전 플랫폼을 쓰고, K8은 새로 개발한 플랫폼을 씁니다. K8의 개발명이 GL3인 데에서도 알 수 있죠. 이는 머지 않아 새 플랫폼을 쓰는 새 그랜저가 나온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물론 직접 경쟁을 피하기 위해 급 차이를 둔다고 합니다.
어쨌든 출시 시점 기준으로 K8과 그랜저가 서로 비슷한 크기와 성능, 가격대와 상품 구성으로 경쟁하는 만큼, 두 모델의 주요 제원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 제원표 상에서 빨간색 굵은 글씨로 표시한 부분은 숫자가 클수록 좋은 항목이고, 파란색 굵은 글씨로 표시한 부분은 숫자가 작을수록 좋은 항목입니다.)
차체
그랜저가 페이스리프트하면서 휠베이스와 차체 길이를 많이 키웠는데요. K8은 그보다 더 길게 나왔습니다. 차이는 손가락 마디 한두 개 정도지만, 숫자 상 우위를 내세울 수 있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죠.

너비는 두 차가 같지만, 높이는 그랜저 쪽이 살짝 더 높습니다. 뒤쪽에 따로 정리해 놨듯, 휠베이스의 열세에도 높이 차이 덕분인지 실내 공간은 그랜저 쪽이 조금 더 우세한 항목도 있습니다. 앞뒤 트랙은 K8쪽이 조금 더 넓은데요. 두 차의 너비가 같은 만큼 천장이 낮고 트랙이 넓은 K8 쪽이 물리적 특성에서는 좀 더 안정적일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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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8 | 항목 | 현대 그랜저 |
5,015mm (+25mm) | 길이 | 4,990mm |
1,875mm | 너비 | 1,875mm |
1,455mm | 높이 | 1,470mm (+15mm) |
2,895mm (+10mm) | 휠베이스 | 2,885mm |
1,621~1,631mm (+19mm) | 트랙 (앞) | 1,602~1,612mm |
1,627~1,638mm (+17~18mm) | 트랙 (뒤) | 1,610~1,620mm |
(2.5 가솔린) 1,625~1,670kg (3.5 LPI) | 공차중량 | (2.5 가솔린) 1,660~1,670kg (3.3 가솔린) 1,675~1,725kg (2.4 HEV) 1,640~1,700kg (3.0 LPI) |
225/55 R17 245/45 R18 245/40 R19 | 휠/타이어 규격 | 225/55 R17 245/45 R18 245/40 R19 |
동력계 및 구동계
동력계는 두 모델 모두 4기통 가솔린, 6기통 가솔린, 6기통 LPG 엔진을 갖추고 있습니다. 4기통 가솔린 엔진은 직렬 4기통 2.5L로, 출력과 토크 수치가 같은 데에서도 알 수 있듯 같은 스마트스트림G입니다. 변속기도 8단 자동변속기를 나누어 쓰고요.
6기통 가솔린 엔진은 K8이 새 V6 3.5L, 그랜저가 전부터 써왔던 V6 3.3L고, 6기통 LPG 엔진은 K8이 새 V6 3.5L 엔진의 LPI 버전인 반면 그랜저는 좀 더 오랫동안 쓰고 있는 V6 3.0L입니다. 변속기도 K8은 모두 8단 자동이지만 그랜저는 V6 가솔린 엔진에는 8단, V6 LPG 엔진에는 6단 자동을 씁니다.
대신 K8 출시 시점 기준으로 K8에는 아직 하이브리드 동력계가 추가되지 않았지만 그랜저는 직렬 4기통 2.4L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이 있습니다. 두 모델 모두 디젤 엔진은 없기 때문에, 경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K8 하이브리드가 나오기 전까지는 그랜저를 고려해볼 만합니다.
또한, 그랜저는 모두 앞바퀴굴림 방식으로 나오지만 K8은 V6 3.5L 가솔린 엔진 모델에 한해 AWD 시스템을 선택해 추가할 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브랜드가 앞바퀴굴림 설계 기반으로 만든 중대형 세단에 AWD 시스템을 넣은 것은 K8이 처음이라고 하죠. 공차중량 기준으로 FF 모델과 AWD 모델의 무게 차이는 65kg입니다. 그래서 AWD를 추가하면 주행안정성 확보라는 장점을 얻는 대신 공인 복합연비 기준으로 1.0km/L 정도 손해를 보게 됩니다.
공통적 엔진 구성을 기준으로 보면 공인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K8 쪽이 좀 더 좋습니다. 덩치가 더 큰 데도 이런 특성이 나타나는 것은 새 플랫폼의 경량화 효과도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 4기통 가솔린 엔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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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8 | 항목 | 현대 그랜저 |
I4 가솔린 | 엔진 형식 | I4 가솔린 |
2,497cc | 배기량 | 2,497cc |
198마력/6,100rpm | 최고출력 | 198마력/6,100rpm |
25.3kg・m/4,000rpm | 최대토크 | 25.3kg・m/4,000rpm |
자동 8단 | 변속기 형식 | 자동 8단 |
FF | 굴림방식 | FF |
1,540~1,570kg | 공차중량 | 1,575~1,625kg |
11.4~12.0km/L | 표준연비 (복합) | 11.1~11.9km/L |
3~4등급 | 에너지소비효율 | 3~4등급 |
140~148g/km | CO2 배출량 | 142~153g/km |
[ 6기통 가솔린 엔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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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8 | 항목 | 현대 그랜저 |
V6 가솔린 | 엔진 형식 | V6 가솔린 |
3,470cc | 배기량 | 3,342cc |
300마력/6,400rpm (+10마력) | 최고출력 | 290마력/6,400rpm |
36.6kg・m/5,000rpm (+1.6kg・m) | 최대토크 | 35.0kg・m/5,200rpm |
자동 8단 | 변속기 형식 | 자동 8단 |
FF / AWD | 굴림방식 | FF |
1,640~1,650kg (FF) 1,705~1,715kg (AWD) | 공차중량 | 1,660~1,670kg |
10.3~10.6km/L (FF) 9.3~9.7km/L (AWD) | 표준연비 (복합) | 9.6~9.7km/L |
4등급 (FF)/ 4~5등급 (AWD) | 에너지소비효율 | 3~4등급 |
160~165g/km (FF) 175~183g/km (AWD) | CO2 배출량 | 178~179g/km |
[ 6기통 LPG 엔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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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8 | 항목 | 현대 그랜저 |
V6 LPI | 엔진 형식 | V6 LPI |
3,470cc | 배기량 | 2,999cc |
240마력/6,000rpm (+5마력) | 최고출력 | 235마력/6,000rpm |
32.0kg・m/4,500rpm (+3.4kg・m) | 최대토크 | 28.6kg・m/4,500rpm |
자동 8단 | 변속기 형식 | 자동 6단 |
FF | 굴림방식 | FF |
1,625~1,670kg | 공차중량 | 1,640~1,700kg |
7.7~8.0km/L | 표준연비 (복합) | 7.3~7.5km/L |
5등급 | 에너지소비효율 | 5등급 |
166~172g/km | CO2 배출량 | 177~182g/km |
실내 크기
두 브랜드 모두 국내 판매 모델은 실내 및 적재공간 크기를 공식 발표하지 않았지만, 비공식 자료를 참고해 정리해 봤습니다.
K8의 휠베이스가 더 긴데도 실내 공간이 그랜저에 대해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는 것이 눈길을 끕니다. 이는 K8의 지붕이 그랜저보다 낮고, AWD 시스템 추가를 고려한 차체 하부 구조 등이 영향을 준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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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8 | 항목 | 현대 그랜저 |
1,015mm | 1열 머리공간 | 1,020mm (+5mm) |
1,485mm (+10mm) | 1열 어깨공간 | 1,475mm |
960mm | 2열 머리공간 | 960mm |
2,100mm | 1+2열 무릎공간 | 2,128mm (+28mm) |
1,435mm (+5mm) | 2열 어깨공간 | 1,430mm |
요약 제원표 (이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