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과 열정을 위해 달려온 길 – BMW M 40년

[ 모터 매거진 2012년 6월호에 실린 글의 원본에서 일부 발췌한 내용입니다. ]

BMW의 모터스포츠 부문 자회사로 설립되어 각종 모터스포츠 프로그램 지원은 물론 운전자 교육, 고성능 양산차 생산, 브랜드 제품 판매에 이르기까지 BMW 매니아들을 즐겁게 해 주는 수많은 일을 맡아온 BMW M이 설립 4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BMW M이 걸어온 길과 M 로고가 달린 명차들을 돌아본다

1960년대에 걸쳐 유럽의 여러 레이스에서 자사의 차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자, BMW는 1970년대로 접어들면서 모터스포츠 프로그램을 더욱 체계적으로 지원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회사 내의 모터스포츠 부서만으로는 본격적인 활동이 어렵다고 생각했던 이사진들은 자회사를 설립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이러한 생각이 바탕이 되어 1972년 5월 1일, BMW 모토슈포르트 주식회사(BMW Motorsoprt GmbH)가 설립되었다. 

3.0 CSL로 모터스포츠에 화려하게 데뷔

BMW 3.0 CSL

새 회사의 책임자는 젊은 나이의 요헨 니어파쉬(Jochen Neerpasch)로, 포르쉐 소속 레이서와 포드의 경주부문 책임자를 맡았던 인물이었다. 그를 중심으로 꾸려진 팀원은 35명에 불과했다. 처음에는 뮌헨에 새로 세워진 BMW 본사 건물에 둥지를 틀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윈헨 공장 근교의 프로이센슈트라세(Preussenstrasse)에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게 되었다. 경주차 개발을 위한 전문적인 장비를 독자적으로 운영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내 본격적인 모터스포츠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신생회사였던 BMW 모토슈포르트는 1973년부터 각종 경주에 직접 참여하기로 하고, 우선 유럽 투어링카 선수권 우승을 목표로 삼았다. 이미 대중차인 2002가 강세를 보이고 있던 이 경주에 BMW 모토슈포르트는 대대적으로 성능을 높이고 개조한 3.0 CSL을 출전시켰고, 팀 소속 레이서들을 위해 스위스의 생 모리츠에서 스포츠 전문가와 심리학자까지 동원된 전지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기까지 했다. 이때 얻은 경험을 토대로 BMW 모토슈포르트는 1977년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운전자 교육 프로그램인 ‘BMW 드라이버 트레이닝’을 시작한다. 또한 1973년 시즌에 출전하면서 모터스포츠에 처음으로 팀 디자인 개념을 도입해 주목을 받았다. 

BMW 모토슈포르트가 만든 3.0 CSL 경주차는 1973년 데뷔한 이후 오랫동안 유럽 투어링카 선수권은 물론이고 유럽 각지에서 열린 여러 자동차 경주를 휩쓸며 단숨에 BMW의 이미지를 높였다. 그리고 경주차를 개조하는 과정에서 튜닝에 대한 노하우를 차곡차곡 쌓아나간 BMW 모토슈포르트는 BMW 양산차 개발에 노하우를 반영하기 시작한 것은 물론, 일반 양산차가 아닌 특별한 경주용차 제작에도 손을 대게 된다. 그 첫 시도가 1978년에 나온 M1이었다.

M1의 경험 바탕으로 고성능 양산차 개발 

BMW M1

FIA 그룹 4 규정에 따른 경주차를 목표로 개발된 M1은 BMW의 기술을 바탕으로 조르제토 주지아로의 이탈디자인이 디자인해 람보르기니가 생산하는 협력체제로 만들어질 계획이었다. 그러나 경영난을 겪던 람보르기니의 문제로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되었고, 생산대수도 인증 통과를 위한 최소대수인 400대에 맞출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이 미완의 걸작은 BMW 고성능 모델의 상징인 M 이니셜을 단 첫 양산차로 지금까지 탁월한 성능과 빼어난 디자인을 지닌 역사적인 슈퍼카로 인정받고 있다.

BMW M635CSi

M1에서 가능성을 본 BMW 모토슈포르트는 경주차에서 얻은 노하우를 양산차에 접목할 수 있음을 입증하기 시작한다. 1980년에 중형 세단 5시리즈에 직접 제작한 고성능 엔진을 얹은 M535i를 시험적으로 내놓은데 이어, 1984년에는 엔진에서 섀시까지 종합적으로 손질한 본격적인 첫 양산 고성능 모델인 M635CSi와 M5를 출시했다. 두 모델은 M1의 엔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직렬 6기통 엔진을 얹어 탁월한 성능을 냈고, 특히 M5는 고성능 세단으로 ‘양의 탈을 쓴 늑대’라는 별명을 얻었다. 회사는 적극적인 모터스포츠 활동으로 빠르게 성장해, 이즈음에는 직원이 400명에 육박할 정도로 커졌다. 그리고 BMW의 모터스포츠 활동에 매료된 소비자들을 위한 각종 관련상품들을 내놓아 새로운 자동차 문화를 펼쳐나가기 시작했다.

1983년에 BMW M이 포뮬러 원(F1) 팀에 공급한 1.5L 터보 엔진

1980년대 중반까지 BMW 모토슈포르트가 만든 경주차용 엔진은 포뮬러 원(F1)을 비롯해 여러 모터스포츠에 출전한 경주차에 쓰여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그리고 1986년에 이르러서는 M 모델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존재가 된 1세대 M3(E30)을 내놓기에 이른다. M3은 BMW가 양산 모델과 모터스포츠용 모델을 병행해서 개발한 첫 모델로도 알려져 있다. 그룹 A 규정에 따라 연간 5,000대 생산을 목표로 했던 M3은 처음부터 투어링카 경주를 염두에 두고 개발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병행개발의 성과는 탁월했다. 1987년 M3는 세계 투어링카 선수권 우승을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세계 여러 지역에서 치러진 모터스포츠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고성능 양산차 M 시리즈로 성공 거두어

BMW M3 (E30)

이후로 M3, M5 등 M 모델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BMW의 이미지를 높이는 차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을 뿐 아니라, 모터스포츠에서의 경험을 양산차에 접목하는 다리 역할을 계속해 나갔다. 고성능을 추구한 여러 기술들이 M 모델을 통해 양산차에 첫 선을 보인 후 다른 일반 모델에도 쓰이기 시작했다. 이런 기술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2세대 M3(E36)에 쓰인 바노스(VANOS) 및 더블 바노스 가변 밸브 타이밍, 수동 기반의 고성능 반자동 변속기인 시퀀셜 M 기어박스(SMG) 등이 있다. 그밖에도 각종 경량소재의 활용방법과 설계 및 가공기술들이 일반 양산차에 속속 반영되었다.

BMW M3 쿠페 (E36)

1993년에 BMW 모토슈포르트는 BMW M 주식회사(BMW M GmbH)로 이름을 바꾸었다. 그리고 2년 뒤에 BMW 모터스포트가 별도의 회사로 분리되어 경주차용 엔진 제작을 비롯한 모터스포츠 프로그램을 관리하게 되면서 BMW M은 고성능 양산차의 개발과 생산, 양산차의 주문개조 및 맞춤제작 프로그램인 BMW 인디비주얼, 그리고 운전자 교육 프로그램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BMW 드라이버 트레이닝의 세 가지 분야에 집중하게 된다. 이렇게 정리된 사업분야는 지금까지도 BMW M의 주력사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1980~90년대 BMW 드라이버 트레이닝 모습

이후 BMW의 M 모델들은 매니아들의 호평에 힘입어 점차 그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M 로드스터와 쿠페, Z4 M 로드스터와 쿠페로 2인승 정통 스포츠카 부문에, M6으로 4인승 럭셔리 쿠페와 컨버터블 부문에, X5 M과 X6 M으로 SUV 부문에, 그리고 1시리즈 M 쿠페로 소형차 부문에 M 이니셜이 담고 있는 강력한 에너지를 전달해 나갔다. 그리고 최근에는 그동안 BMW M이 시도하지 않았던 디젤 엔진의 고성능화에도 손을 대어, 3.0L 디젤 엔진으로 5.0L급의 성능을 내는 M550d x드라이브 세단 및 투어링, X5 및 X6 M50d 모델을 선보였다.

BMW 년형 BMW X6 M(왼쪽, E71)과 BMW X5 M (E70)

40년의 세월동안 순수한 운전의 즐거움을 더욱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해온 BMW M은 앞으로 다가오는 변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최근에 BMW M이 내놓은 모델들은 이전보다 더 높은 성능을 내면서도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특성도 뛰어나다. 새롭게 고성능 디젤 엔진을 내놓은 것도 BMW M의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주는 좋은 예다. 앞으로 자동차를 둘러싼 환경에 많은 변화가 있겠지만, BMW M은 변함없이 그런 변화에 맞추어 운전자가 즐길 수 있는 자동차와 문화를 이끌어나갈 것이다.

* BMW M이 걸어온 길

위에서부터 아래로 BMW M1, BMW M5 (E28), BMW M5 (E34)
  • 1972년: BMW 모토슈포르트(Motorsport) 설립
  • 1973년: 유럽 투어링카 선수권, 르망 24시간 레이스 투어링카 클래스 우승(3.0 CSL), 유럽 F2에 엔진 공급 개시
  • 1977년: BMW 드라이버 트레이닝 개시
  • 1978년: M1 출시, 프로카(ProCar) 시리즈 개최
  • 1979년: 유럽 투어링카 선수권 6년 연속 우승(3.0 CSL)
  • 1980년: M635i 출시, F1 참여 결정
  • 1982년: F1 브라밤 팀에 엔진 공급 개시(~1987)
  • 1983년: F1 ATS 팀에 엔진 공급 개시(~1984)
  • 1984년: M635CSi 출시, F1 애로우즈 팀에 엔진 공급 개시(~1986)
  • 1984년: M5(E28) 출시
  • 1986년: M3(E30), M5(E34) 출시, F1 베네톤 팀에 엔진 공급, 본사 이전
  • 1987년: F1 리지에 팀에 엔진 공급, 유럽 및 세계 투어링카 선수권 우승(M3)
  • 1992년: M3 쿠페(E36) 출시
  • 1993년: 회사명을 BMW M으로 변경
  • 1994년: M3 세단/컨버터블(E36) 출시
  • 1995년: 르망 24시간 레이스 우승(맥라렌 F1 GTR), BMW 모터스포트 분사
  • 1997년: M 로드스터(E36/7) 출시
  • 1998년: M 쿠페(E36/8), M5(E39) 출시
  • 1999년: 르망 24시간 레이스 우승(V12 LMR)
  • 2000년: M3 쿠페/컨버터블(E46) 출시
  • 2001년: 아메리칸 르망 시리즈 GT 클래스 우승(M3)
  • 2003년: M3 CSL 쿠페(E46) 출시
  • 2004년: M5(E60) 출시
  • 2005년: M6 쿠페/컨버터블(E63/E64) 출시
  • 2006년: Z4 M 로드스터/쿠페(E85/E86) 출시
  • 2007년: M3 세단/쿠페/컨버터블(E90/E92/E93) 출시
  • 2008년: 생산대수 30만 대 돌파
  • 2009년: X5 M(E70), X6 M(E71) 출시
  • 2011년: 1 시리즈 M 쿠페(E82), M5(F10), M3 CRT 쿠페(E92) 출시
  • 2012년: M6 쿠페/컨버터블(F12/F13), 첫 고성능 디젤 모델 시리즈 출시
BMW Z3 M 쿠페(E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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